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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도 다주택 막판 낙마" 부동산 검증에 또 늦어진 장군 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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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장 진급자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달 정도 미뤄졌다. [청와대]

지난해 6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장 진급자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달 정도 미뤄졌다. [청와대]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중장급 육군 군단장을 비롯한 10여명 규모의 상반기 장성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건작 청 비서관 야전 군단장으로

4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국방부가 장군 인사 계획을 청와대에 올렸다.

정부는 이번 인사에서 육군 군단장(중장급)과 사단장(소장급), 해군 장성(소장급), 해병대 사단장 및 해병대 부사령관(소장급) 등 20명에 조금 못 미치는 인사 대상을 선발할 계획이다. 또, 지난 1월부터 예방접종추진단 수송지원본부장을 겸직하는 박주경 육군 참모차장(중장)은 본부장만 맡도록 소장급 장성 중 한 명을 진급시킨 뒤 참모차장에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해병대사령관 진급 및 보직신고식을 마친 후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서욱 국방부 장관, 문 대통령, 김태성 신임 해병대사령관, 원인철 합참의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뉴스1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해병대사령관 진급 및 보직신고식을 마친 후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서욱 국방부 장관, 문 대통령, 김태성 신임 해병대사령관, 원인철 합참의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뉴스1

상반기 인사는 보통 4월에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성급 인사가 미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5월 8일)와 2018년(5월 3일)에도 한 달 이상 인사 발표가 늦어졌다. 지난해와 올해는 다주택 보유 등 부동산 문제를 꼼꼼하게 살펴본 영향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장군 인사와 국방부 고위직 임명 때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부동산 보유를 꼼꼼하게 살펴봤다”며 “유력 후보자 중 다주택 보유자가 최종 단계에 낙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급한 장성급 군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진급에 앞서 다주택과 부동산 문제를 정리했다”고 털어놓았다.

삼정검은 장군으로 진급한 준장에게 주어지는 검이다. 중장·대장 등으로 진급할 경우 대통령이 직위와 이름, 날짜를 수놓은 자주색 수치를 손잡이 부분에 달아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삼정검은 장군으로 진급한 준장에게 주어지는 검이다. 중장·대장 등으로 진급할 경우 대통령이 직위와 이름, 날짜를 수놓은 자주색 수치를 손잡이 부분에 달아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군 내부에선 군에 대한 청와대의 불신이 인사가 자꾸 늦어지는 데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돈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가 2018년 기무사를 개혁한다면서도 기무사가 만든 존안 자료를 가져가 검증 자료로 활용했다”며 "청와대가 아직도 군을 쿠데타를 모의하는 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말 발표가 날 것이라는 군 내부의 예상도 있다.

문 대통령은 21일 미국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한ㆍ미 정상회담을 연다. 보통 장성급 인사 발표가 나오면 진급 대상자는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해 삼정검이나 수치를 대통령에게 직접 받는다. 정상 회담 때문에 군 장성 인사 발표를 정상회담 이후로 미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청와대는 최근 장군 인사의 윤곽을 완성했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 안보실 소속 강건작 국방개혁비서관(육군 중장)을 야전 군단장으로 보내고, 합동참모본부(합참) 부장급(소장)이 청와대로 이동해 자리를 메운다"며 "결국 문 대통령의 일정이 상반기 군 장성 인사 발표 시점을 결정하는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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