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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소년공도…" 배달청소년 지원 이재명 꺼낸 40년 전 사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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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 조문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 조문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국 최초 배달노동자 산재 보험료 지원 사업을 시작하며 특히 청소년 노동권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강조했다.

이 지사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 소년공들, 책임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정치권에서 청년을 백번 언급하는 것보다 내 삶의 문제부터 즉각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며 “아슬아슬한 배달 오토바이의 질주를 보며 혀를 차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글을 시작했다.

최근 배달로 노동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경쟁이 심화할수록 라이더들은 더 빨리 달릴 것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산재보험 가입에 대해 알려주는 어른도, 근로계약서 작성은 물론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이 지사는 말했다. 그는 “누구라도 다치거나 죽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를 언급했다. 40년 전 열다섯살 소년공도 그랬다며 “벨트 속에 손이 말려 들어갔지만 누구도 노동법을 설명해주지 않았고 회사는 제가 부주의했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치료받는 동안 월급은커녕 다친 손을 붕대로 싸매고 일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문제의 핵심은 배달노동자들이 특수고용으로 분류되어 법상으로는 ‘16살 사장’인데 현실은 일상적 갑질에 노출된 노동법 사각지대”라고 봤다. 이어 “최소한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최초로 배달노동자 산재 보험료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배달 노동자 2000명을 대상으로 산재 보험료 부담금의 90%를 최대 1년간 지원하며 여기에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300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 지사는 “무턱대고 청년들을 호명하기 이전에 당장 내 삶을 바꾸는 변화부터 시작할 때”라며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는 않게, 청년을 기만하지 않는 어른은 되어야 다른 사회개혁의 과제도 함께 이루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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