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중수은' 美.獨보다 5배이상 높아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국민의 혈중 수은 농도가 미국과 독일 등에 비해 5배 이상으로 높고 혈중 카드뮴 농도도 3배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전국 20세 이상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납과 수은, 카드뮴 등 3가지 유해 중금속에 대해 국내 처음 혈중 농도 분석작업을 벌인 결과 혈중 수은 평균 농도가 4.34㎍/ℓ로 미국 0.82㎍/ℓ, 독일 0.58㎍/ℓ에 비해 무려 5-8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혈중 수은 농도는 중국 3.5㎍/ℓ보다 더 높은 것이어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혈중 카드뮴도 평균 농도가 1.52㎍/ℓ로, WHO 권고기준 5㎍/ℓ보다는 낮으나 미국과 독일이 각각 0.47㎍/ℓ, 0.44㎍/ℓ인데 비해 최소 3배 이상으로 높았고 중국 1.1㎍/ℓ보다도 역시 높은 수준이었다.

혈중 수은은 연령별로 20대 3.98㎍/ℓ, 30대 4.18㎍/ℓ, 40대 4.79㎍/ℓ, 50대 4.52㎍/ℓ, 60대 이상 4.06㎍/ℓ 등으로 40대의 수은 농도가 가장 높았고 남자가 평균 5.01㎍/ℓ로 여자 3.76㎍/ℓ에 비해 더 높게 조사됐다.

거주지역별로는 대도시 등 동(洞) 지역이 4.28㎍/ℓ, 읍면 지역이 4.58㎍/ℓ로 읍면 지역이 동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혈중 카드뮴 농도는 연령별로 20대 1.46㎍/ℓ, 30대 1.42㎍/ℓ, 40대 1.53㎍/ℓ, 50대 1.58㎍/ℓ, 60대 이상 1.63㎍/ℓ 등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대체로 높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성별로는 수은과 같이 남자가 평균 1.55㎍/ℓ로 여자 1.48㎍/ℓ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동 지역 1.51㎍/ℓ, 읍면 지역 1.56㎍/ℓ로 읍면 지역이 높았다.

반면 혈중 납 성분은 평균 농도가 2.66㎍/㎗로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어린이 혈중 최고치인 10㎍/㎗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독일 3.07㎍/㎗보다도 낮았으나 미국 1.56㎍/㎗보다는 다소 높았다.

이번 혈중 중금속 조사 대상은 남자 1천1명, 여자 999명이며 연령별로는 20대 271명(13.6%), 30대 482명(24.1%), 40대 495명(24.9%), 50대 400명(20.0%), 60대 이상 352명(17.6%) 등이다.

정부는 수은 등 중금속 혈중 농도가 현저히 높게 나타난 것이 음식물 등 식생활 습관, 흡연 여부, 수질 또는 대기질 환경 문제 등이 주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정밀 원인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도시와 산업단지, 농촌 등 6개 지역의 어린이 1천800명을 대상으로 혈중 납과 수은 농도 조사가 진행 중이며 환경 노출에 의한 산모와 영.유아의 건강 영향 조사가 추진되고 있다.

또 발전소 등 중금속 배출원 주변 지역 주민에 대한 수은 농도조사도 진행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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