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확진 35만명 인도, 항공편도 중단…대사관 집단감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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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35만명에 이르며 부정기 항공편이 중단됐고, 주인도한국대사관마저 집단감염이 현실화하며 현지 교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도 수도 뉴델리의 코로나19 격리시설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포장 음식을 나눠주는 모습. [AP=연합뉴스]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35만명에 이르며 부정기 항공편이 중단됐고, 주인도한국대사관마저 집단감염이 현실화하며 현지 교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도 수도 뉴델리의 코로나19 격리시설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포장 음식을 나눠주는 모습. [AP=연합뉴스]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35만명에 이르는 등 대규모 집단 감염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한-인도 간 항공편 운항 허가 중단 소식에 인도 교민사회가 대혼란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인도 한국대사관의 현지 직원과 한국 직원들까지 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되며 대사관의 교민 보호 업무에도 차질이 생겼다.

주인도 한국대사관은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인도 항공편 운항 중단 소식을 알렸다.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정기 항공편이 중단된 데 이어 그나마 간헐적으로 이어지던 부정기편 운행마저 중단됐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5월로 예정된 귀국 특별기의 운항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상태다. 1만1000여명에 달하는 현지 교민이 사실상 인도에 고립된 셈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만2991명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는 17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망자 수도 사상 최대인 2812명이 발생했고, 누적 사망자 수는 19만5123명으로 집계됐다.

인도 뉴델리 사프다르정 병원 밖에서 병상을 구하지 못한 코로나19 환자와 가족들이 누워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 뉴델리 사프다르정 병원 밖에서 병상을 구하지 못한 코로나19 환자와 가족들이 누워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현지 교민의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인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교민 중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0여명(누적) 규모다. 다만 이 수치는 확진 사실을 대사관 측에 알려온 교민만을 합산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대사관에 알리지 않은 교민까지 포함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구루그람에서 거주 중인 현지 교민 박모(35)씨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 이상 나왔고, 교민이 많이 사는 옆 아파트에선 더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며 “아파트 내에서 산소포화도가 낮은 위급한 환자가 발생해도 바로 입원할 수 없고, 알아서 조심하고 살아 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지 교민들 중에서도 위험했던 분들이 더 있던 걸로 안다. 대사관과 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입원해서 치료 중인 것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항공편 중단에 대해선 “현지 학교들이 문을 닫아 인도에 거주중인 많은 교민이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항공편 중단 소식을 듣게 됐다”며 “식료품과 의료품조차 구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올 때 인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될까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교민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현지 코로나19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주인도 한국대사관마저 직원들의 집단 감염으로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사관 소속 현지 직원과 한국 직원은 총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민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을 수습하고 관련 지침을 전파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할 대사관 직원의 집단 감염으로 교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인도 뉴델리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9일부터 시행해 온 방역 봉쇄령을 1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도 봉쇄령은 5월 3일 오전까지 이어진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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