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콘진원장 사의 표명…직원들 위법사항 확인에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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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준 원장. 오종택 기자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준 원장. 오종택 기자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확한 사유를 밝힐 수는 없으나 사의를 표명한 사실은 맞다”며 “현재 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1월 말 감사원의 기관정기감사에서 위법ㆍ부당사항 9건이 드러난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감사 결과는 지난 23일 확정됐다.

기관정기감사서 위법·부당사항 9건 적발 #잘못집계된 경영실적평가로 성과급 지급 #관련 직원 4명에 징계 및 주의 처분 확정

콘진원은 2018년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총점 64.434점)이 아닌 C등급(72.124점)을 받아 성과급 2억9700만원을 임직원에게 부당하게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세부 평가항목 중 ‘제작지원 콘텐츠 매출성과’(배점 9점)와 ‘콘텐츠 가치평가를 통한 투융자 지원성과’(6점)를 사실과 다르게 만점으로 제출했다.

감사원은 본부장 A씨 등 3명이 제작지원 콘텐츠 매출성과가 전년 대비 저조하자 2019년 예상 매출액과 2016년 및 2017년 발생 매출실적 등을 2018년도 매출실적인 것처럼 발생 연도를 수정해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직원 B씨가 콘텐츠 가치평가를 통한 투융자 지원성과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2개 업체의 보증실적도 중복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실적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3명에게 경징계 이상의 징계처분과 경영실적 평가자료 검토 업무를 소홀히 한 1명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콘진원 측은 “고의성이 없는 집계 오류였지만 감사원 지적 사항을 받아들여 관계자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 중이었다”는 입장이다.

2017년 12월 임명된 김영준 콘진원장은 지난해 12월 3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됐다. 2009년 콘텐츠진흥기관 5곳을 통합한 콘진원이 출범한 이후 원장이 연임된 것은 처음이다. 김 원장은 1995년 윤도현 등이 소속된 다음기획을 설립해 2013년까지 대표를 지낸 대중음악 전문가다. 다음기획 본부장 출신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이어 김 원장이 임명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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