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간질, 히포크라테스 진단 정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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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2천500년 전 간질의 원인으로 우울증을 지적한 진단이 정확한 것 같다고 호주의 한 신경과 교수가 밝혔다.

히포크라테스는 기원 전 5세기경에 "우울증은 통상적으로 간질로 발전해 간질 우울증이 된다"고 한 책자에 기록해놓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의학자들은 오히려 그 반대로 간질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믿고 있다.

1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뇌에 관한 연구로 미국의 편집 우울증 연구 협회 상을 수상한 멜버른 대학의 테렌스 오브라이언 교수는 우울증과 불안이 가장 흔한 형태의 간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 받은 스트레스가 종종 약에도 내성을 가지는 기질적 간질을 유발하는 지 여부도 연구하고 있다며 간질과 불안, 우울증의 관계에 대해 보다 정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열 멜버른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이기도 한 오브라이언 교수는 기질적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의 30% 정도가 우울증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울증이 심리적 요인 이상의 어떤 연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간질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것은 쌍방향의 관계로 보이며, 오히려 간질이 우울증을 일으키기 보다는 우울증이 간질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질이 있는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해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코티솔 호르몬을 주입한 쥐들이 코티솔 호르몬을 주입하지 않은 쥐들보다 더 심한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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