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서울 아파트, 사겠다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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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세운 오세훈 시장의 취임으로 강남과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9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세운 오세훈 시장의 취임으로 강남과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9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4개월여 만에 매수자 우위로 전환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6.1로, 지난주(101.0)보다 4.9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넷째 주(99.8)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적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매수자들이 매매 흥정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시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달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 역시 지난 2월 둘째 주 111.9를 기록한 이후 7주 연속(110.6 → 109.8 → 108.5 → 107.4 → 105.6 → 104.1 → 101.0 → 96.1) 하락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2·4 대책 발표 후 서울 인근에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30대를 중심으로 번지던 '패닉 바잉'(공황구매)이 줄었다"며 "금리 인상 움직임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며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 구)은 지난주 조사에서 이미 매매수급지수가 99.4를 기록하며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 강북중에서도 서북권(마포, 은평 등)의 지수가 91.7로 크게 떨어졌다.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 구)은 이번 주 매매수급 지수가 97.2로, 18주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전체적으로 봐도 매매수급지수가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번 주 108.4로 2월 2주(118.8) 이후 8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지수 자체는 여전히 110에 육박해 매도자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주 118.7에서 이번 주 115.1로 내려갔지만, 인천은 110.7에서 112.0으로 지난주보다 소폭 올랐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확연한 안정세를 보이지만, 민간 재건축·재개발의 활성화를 공약한 오세훈 시장의 부임이 변수로 등장했다. 당장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상승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 3구 아파트값은 재건축 단지 상승세에 힘입어 송파구가 전주(0.09%) 대비 0.10% 올랐고, 강남구(전주 0.08%)와 서초구(전주 0.07%)가 각각 0.08% 상승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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