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린 후엔 소금물? X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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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물을 먹어야 할까?''운동 뒤 갈증을 멎게 하는 데는 맥주가 최고?'

우선 소금물을 보자. 땀을 흘려 빠져나가는 것은 99%가 물이다. 1%는 염분과 요소, 크레아틴 등 불순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뒤에 우리 몸의 염분 농도는 오히려 평소보다 높아진다. 이렇게 땀으로 빠져나간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소금물을 마신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체내 염분 농도는 더 올라간다. 탈수 증세가 악화되는 것이다. 기력이 떨어지고, 자주 어지럼증을 느끼며, 몸이 붓기까지 한다. 평소 영양상 균형된 식사를 하면 전해질은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운동을 한 뒤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것도 권할만한 행동은 아니다. 맥주 등 알코올 음료는 갈증을 높이고, 취기를 빨리 느끼게 한다. 왜 그럴까. 알코올은 이뇨제로 수분 배설을 촉진한다. 또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 알데히드는 몸 안의 수분을 다량 소비하는 '하마'다. 게다가 운동 뒤 술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올라가 금세 취하게 한다. 운동(또는 더위)으로 체온이 상승하면 우리 몸의 혈관이 확장돼 알코올 흡수가 빨라지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도가 높은 음료도 피해야 한다. 오렌지 주스 역시 당도가 높아 체중 감량이란 운동 목적에 역행한다.

경희의료원 임상영양센터 조미란 연구원은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500~700㎖지만 한여름이나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는 10ℓ에 달하기도 한다"며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수분 보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운 날 한 시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난 뒤엔 약간의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은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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