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태균 기자의 약선] 콜레스테롤 잡는 아몬드

중앙일보

입력

아몬드는 '혈액을 맑게 하는 식품'으로 미국에서 오래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식품이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추려면 아몬드를 즐기라는 것이다. 혈액 청소를 위해선 하루에 한 줌(40g)가량 먹는 것이 적당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3년 아몬드의 제품 라벨에 '각종 과학적 연구 결과, 아몬드가 콜레스테롤과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이런 효과가 과학적으로 100%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을 전제로 했다.

'지방 덩어리'인 아몬드가 심장병을 낫게 한다? 지방을 '건강의 적'으로만 막연히 알던 사람에겐 혼란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아몬드에 든 지방(100g당 54g)의 대부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이다.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아몬드를 하루 한 줌 먹으면 4.4%까지, 두 줌 먹으면 9.4%까지 감소한다는 캐나다 토론토대학팀의 최근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연구에서 아몬드의 꾸준한 섭취는 심장마비 위험을 15~51%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 이 같은 효과는 볶은 아몬드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역효과도 가능하다. 아몬드를 기름에 볶으면 상당량의 불포화 지방이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아몬드를 양껏 먹는 것은 곤란하다. 아몬드의 100g당 열량은 598㎉로, 같은 양의 쇠고기보다 두세 배 높다. 맛으로 가볍게 즐기려면 5~8개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많이 먹었다 싶으면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 또 소화가 잘 안 되므로 조금씩 충분히 씹어 먹어야 한다.

아몬드는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이다. 특히 칼슘 함량은 '칼슘의 왕'으로 통하는 우유의 두 배에 달한다. 뼈.치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유해 산소 제거, 생식 능력 증강, 노화 억제 효과가 있는 비타민E 함량은 견과류 중에서 으뜸이다. 섬유질(변비.대장암 예방).마그네슘(심장발작과 동맥경화 예방, 정상 혈압 유지, 뼈의 강화).철분(빈혈 예방).비타민 B2(구강염 예방)도 제법 많이 들어 있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

그러나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 아몬드만 섭취할 경우 입안이 허는 헤르페스에 걸리기 쉽다. 이런 점에서 콩.메밀 등 라이신이 많이 든 음식은 아몬드와 '찰떡 궁합'이다.

보관할 때는 밀폐 용기에 담아 시원하고 건조한 곳이나 냉장고에 넣어둔다. 냉장고 안에선 1년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그러나 껍질을 깐 아몬드는 장기 보관이 어려우므로 한꺼번에 많이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섭취할 때 주의할 점은 알레르기다. 밤.호두 등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아몬드를 멀리 하는 게 안전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