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증가+금리인상+공급대책' 영향에 서울 아파트값 보합세

중앙일보

입력

 서울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오름 폭이 8주 연속 줄고 있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인상 압박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여기에 대규모 공급 대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매수 심리가 꺾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줄어든 0.05%를 기록했다. 서울은 2·4 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 0.10%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8주 연속(0.09%→0.08%→0.08%→0.07%→0.07%→0.06%→0.06%→0.05%)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 매수 심리도 6주 연속 하락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쌓이는 등 안정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매수 심리 역시 하락세다. 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월 둘째 주 111.9를 기록한 이후 6주 연속(110.6 → 109.8 → 108.5 → 107.4 → 105.6 → 104.1) 줄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적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으로 매수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원이 이날 밝힌 지난 3월 주택가격동향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0.49% 올랐는데, 상승 폭이 줄어든 건 지난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부동산원은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장기 시장안정 전망이 확대됐고, 미국 국채금리 및 시중금리 인상, 보유세 부담, 30대 이하 매수 감소 등으로 매수세 감소하며 전반적으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부는 LH 사태 등으로 2·4 대책 추진 동력이 꺾일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예정대로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2차 공공재건축 후보지 16곳를 발표한데 이어 이틀 뒤에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후보지 21곳을 선정했다.

도심 개발사업의 경우 금천·도봉·영등포·은평구 등 4개 구에 총 2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인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공급량만 따지고 보면 판교신도시 수준이다.

신규 입주 물량 터진 마포, 강동 전셋값 하락세로 반전 

전셋값도 오름 폭을 줄이고 있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지난 주 조사에서 서울 강남구, 송파구 전셋값이 하락한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마포구(-0.01%), 강동구(-0.02%)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매주 상승하다 처음으로 내렸다.

부동산원은 "전셋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데다 신규 입주 물량이 공급되는 마포·강동 등 지역이 추가로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경우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49가구)가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고, 강동구에서는 상일동 고덕자이(1824가구), 고덕강일 8단지(946가구)와 14단지(943가구)가 입주에 들어가 총 3000가구 가까운 물량이 풀렸다.

인천 아파트값은 상승 질주

이런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어간 곳도 있다. 경기에서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오름 폭이 커진 시흥시가 0.92% 상승했고, 안산 단원구(0.90%)·상록구(0.88%), 의왕시(0.85%)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98%)와 부평구(0.43%) 위주로 올랐다. 그동안 아파트값 상승 폭이 적었던 인천의 경우 최근들어 외지인들의 추격매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 우려로 공시가격이 높은 지역은 상승세가 둔화하고, 공시가격이 낮은 곳은 상승세가 커지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