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Z 최신 데이터 포함땐 효능 69~75%”…임상 결과 부풀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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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놓고 제약사가 미국 내 임상시험 결과를 부풀려 발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가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 효능이 69~75%로 나타난다”는 내용의 서한을 아스트라제네카에 보냈다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DSMB는 지난 22일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백신 효능이 79%로 나왔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뒤 서한을 발송했다.

AZ측, 논란 일자 “48시간 내 재발표” #파우치 “데이터 논란 충격 받았다”

DSMB는 또 “아스트라제네카가 날짜가 지나고, 잠재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데이터를 발표한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가장 최신의 완전한 자료가 아닌 가장 유리한 자료를 선택했는데, 이 같은 결정은 과학적인 과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신 데이터를 포함하면 효능이 69~75%인데,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배제해 효능을 79%로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NIAID는 이 서한을 바탕으로 지난 23일 “DSMB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번 임상 결과에 날짜가 지난 정보를 포함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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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는 “발표한 수치는 지난 2월 17일까지의 시험 데이터를 중간 분석한 결과”라며 “즉시 DSMB와 협력해 가장 최신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48시간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발표한 결과는 한 달이 지난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NYT는 69% 효능으로도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며 미 규제 당국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일은 불행하게도 그 과정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음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NYT는 미국 임상 결과를 놓고도 다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긴급사용 허가를 요청할 경우 추가 정밀 조사가 이뤄질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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