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의 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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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글

제대로 된 평가가 없고, 있다고 해도 공개를 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애기 같지만 환자가 어떤 의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생명을 건질 수도, 버릴 수도 있는 것이 의료 현실이다.

물론 의사가 최선을 다해도 의료사고의 개연성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선 평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실력이 없고 부주의 하고, 불성실해서 심심찮게 문제를 일으키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실력과 성실성, 그리고 환자를 우선 생각하는 자세로 존경을 받는 의사가 있다.

얼마전 서울 강남에 B성형외과가 개원했다. 그는 전문의도 아니고 더더욱 2년 전에는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내 물의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에 대해 어떤 법적인 조치가 내려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그는 지금 한동안 문을 닫았던 성형외과 이름을 바꿔 다시 개설하면서 잡지에 광고를 내는 등 공격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내 병을 누가 가장 잘 고치느냐' 하는 것이다. 명의를 찾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자들이 가장 고충을 겪는 것은 의사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병원에 대한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평가가 없고, 있다고 해도 공개를 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얘기 같지만 환자가 어떤 의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생명을 건질 수도, 버릴 수도 있는 것이 의료 현실이다. 물론 의사가 최선을 다해도 의료사고의 개연성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선 평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실력이 없고 부주의하고, 불성실해서 심심찮게 문제를 일으키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실력과 성실성, 그리고 환자를 우선 생각하는 자세로 존경을 받는 의사가 있다.

의료계 역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사실이 적용된다. 이들 '악화'는 의료의 폐쇄성과 배타성의 울타리 속에서 건재한다. 마치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수많은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면서 교주는 치부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제 의사들은 환자의 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손실 위에 존재한다.

그동안 환자에 대한 서비스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료현장의 의사들은 권위적이다.

이 글은 양질의 의사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쓰여졌다.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를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언제나 완벽한 것은 없듯 이 책이 모든 사람들의 의료에 대한 정보욕구를 제공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 일본의 의료 상황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적게나마 환자들에 대한 의료정보가 전무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나름대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지 않고 있다. 언제가는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작업을 시도할 날을 기다리며 아쉬우나마 직역으로 대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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