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업을 상대하지 않는 예의를 모르는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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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 잘 걸리는 질환 중 하나가 불면증이다. 불규칙한 생활과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습관이 붙어 새벽녘이 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버릇이 붙은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게 된 사람도 있다.
일시적 불면은 정신과 상담 후 가벼운 안정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를 상용하면 어제까지 잠들지 못하던 사람이 갑자기 쾌적한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고 일어나 머리가 띵하거나 하여 쾌적한 기분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위험한 것은 불면 속에 감춰진 정신병이다. 자다가도 금새 깨어나거나 얕은 수면이 계속되거나 깜빡깜빡 졸기만 하고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깨어 있을 동안에도 정신상태가 안정되지 않는다. 이야말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사항이다.
그밖에 일시적인 불면은 정신병인 울증 상태와 마찬가지로 원래는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어제도 그제도 3시간밖에 자지 못했는데 자리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 또는 '맥주를 마시고 꾸벅꾸벅 졸고 나서는 정신이 말짱해져서 아침까지 못 잤다'거나 '걱정거리가 있어서 어젯밤에는 한숨도 못 잤다'는둥 여러 경우가 있을 것이다. 자유업에 종사하여 올빼미형 생활이 주가 되거나 야근전문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의사로서도 상담하기 힘든 법이다.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다 보니 그러신 모양인데 낮에 하는 일로 바꿔보세요'하는 식으로 일반인의 근로시간과는 다른 사람을 소홀히 여기는 어리석은 의사도 있다. 의사라도 큰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라면 숙직하는 날도 있을 것이고 근로시간은 불규칙하다. 낮에만 근무하는 개업의로서 응급환자는 큰 병원에 맡기거나 아르바이트 의사를 고용한, 즉 낮에만 일하고 밤근무자를 내심 차별하는 의사와는 상담을 해도 역효과가 난다.


 득점항목


  ① 생활 습관을 묻고 숙면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15점

  ② 몸 상태에 다른 이상이 있는지를 묻고 대처한다

+15점

  ③ 지병 여부를 묻는다

+15점

  ④ 언제부터 잠을 못 잤는지를 묻고 스트레스와의 관계도 고려한다

+15점

  ⑤ 쾌면법을 지도한 후 필요에 따라 수면제를 처방한다

+10점

  ⑥ 마음이 우울하거나 불안, 초조감이 있는지를 묻는다

+15점

  ⑦ 밤에 불면을 초래할 요인(배뇨, 기침, 두통, 숨가쁨 등) 유무를 세세히 묻는다

+10점


 감점항목


  ① 불면의 형태를 묻지 않고 수면제를 처방한다


-25점

  ② 지병 유무를 묻지 않는다

-25점

  ③ 쾌면 방법에 대해 조언하지 않는다

-25점

  ④ 불면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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