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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약선] 고혈압·당뇨에 좋은 바나나

중앙일보

입력

'낙원의 과실'(학명의 의미) 바나나는 운동선수와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과일이다.

특히 마라톤과 골프 라운드의 간식거리로 최고다. 경기 시작 전, 혹은 도중에 바나나를 한두개 먹는 마라토너가 많다. 전 골프 황제 잭 니클로스는 바나나광으로 유명했다. LPGA를 주름잡는 박세리.김미현.한희원 선수도 바나나를 늘 챙긴다.

'미끄러진다'는 뜻이 강한 바나나를 운동 선수가 즐겨 먹는 이유는 열량이 높고 식이섬유가 많으며 먹으면 바로 포만감을 주기 때문이다. 한 개만 먹어도 한 시간은 족히 버틸 수 있을 만큼 속이 든든해진다. 혈압을 조절하고, 근육 경련을 막아주는 미네랄인 칼륨도 풍부하다. 100g당 335㎎으로 사과의 4배다(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 그래서 고혈압.뇌졸중 환자에게 바나나를 권하는 것이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B6의 함량도 많다. 100g당 0.32㎎으로 일반 과일의 10배다. 이는 최근 국내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바나나가 '변비를 일으킨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는 그 반대다.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에게 바나나.우유.달걀을 함께 믹서에 갈아 마시게 하면 곧잘 해결된다. 다만 덜 익은 바나나(타닌이라는 떫은맛 성분 함유)를 먹으면 변비.소화 불량이 올 수 있다.

끝말잇기 놀이에서 '맛있으면 바나나'로 표현했듯이 바나나는 신맛이 적고 단맛이 강하다. 열량(100g당 93㎉)과 탄수화물 함량(100g당 24.1g)이 높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겐 요주의 대상. 체중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은 하루 한 개 이상 먹으면 곤란하다. 식사를 마친 뒤 디저트로 바나나는 금물이다.

바나나는 딴 뒤에도 계속 호흡하며, 김치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익는다. 꼭지가 약간 녹색을 띠고 있는 노란 바나나는 4~5일간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구입한 날 바로 먹으려면 갈색 점이 있는 주근깨 바나나를 고르는 것이 좋다. 이때가 가장 당도가 높다.

당뇨병 환자에겐 반점이 없고 끝 부분이 약간 녹색인 바나나가 좋다. 바나나의 혈당 지수(당뇨병 환자에겐 혈당 지수가 낮은 식품이 좋다)는 53으로 백미(70).감자(80).수박.빵.아이스크림보다 낮다. 그래도 당뇨병 환자가 하루 한 개 이상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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