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지원받는 희귀·난치 질환자 급증

중앙일보

입력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의료비를 지원받는 부산지역 희귀ㆍ난치성 질환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는 지원대상 질병의 종류가 확대되고 환자발생 자체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불황으로 가계소득이 줄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가정이 많아진 것이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건강보험자 중 본인부담 의료비를 지원받는 희귀ㆍ난치성 질환 등록자는 6개 질환에 883명으로 지난해의 7개 질환 629명보다 무려 40.4% 늘었다.

신장기능 이상으로 몸 속의 노폐물을 인공투석을 통해 걸러내야 하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지난해 554명에서 올해 760명으로 늘었고 혈액응고 인자부족으로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혈우병 환자도 40명에서 72명으로 증가했다.

또 근육의 힘이 서서히 약해지는 근육병 환자는 15명에서 23명으로, 눈과 입속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상처가 지속되는 베체트병 환자는 2명에서 12명으로, 원인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 소화기에 발생해 완치가 안되는 크론병 환자는 4명에서 14명으로 각각 늘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부산지역 희귀ㆍ난치성 질환자는 2002년 등록 첫해 619명에서 지난해 629명, 올해는 883명으로 불과 2년만에 42.6% 증가한 것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2002년부터 희귀ㆍ난치성 질환자 중 의료급여 제2종 수급자이거나 건강보험에 가입했지만 가계소득 및 재산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본인부담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주고 있는데 대상질환이 첫해 6개에서 지난해는 8개, 올해는 11개로 늘었다.

질환별 월 치료비 지원한도는 만성신부전증 57만원, 혈우병 189만원, 고셔병 426만원, 근육병 28만원, 베체트병 26만원, 크론병 60만원 등이다.

부산시는 올해 상반기에만 883명의 본인부담 진료비 17억1천만원을 지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의료비 지원대상 질환자가 급증한 것은 환자발생 자체가 많아진 탓도 있지만 실직 등으로 소득이 줄어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게된 가정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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