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시설 어린이들 집단 결핵감염

중앙일보

입력

제주도 남제주군 소재 한 영아 전담 보육시설에서 결핵을 앓고 있는 보육교사와 접촉한 상당수의 어린이들이 결핵균에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3일 제주도와 남제주군보건소에 따르면 남제주군 남원읍의 한 영아전담 보육시설의 보육교사인 김모(여.29.남제주군 남원읍)씨가 지난달 12일 결핵환자 진단을 받음에 따라 남제주군보건소가 지난달 23일 이 보육시설 어린이 67명과 종사자 10명을 대상으로 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엑스레이 촬영과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를 통해 결핵 감염여부를 조사한 결과 어린이 67명중 3살짜리 여자 어린이 1명이 결핵환자로 밝혀졌고, 0-4세의 어린이 20명 도 투베르쿨린 양성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씨가 맡은 반 어린이 14명 가운데 12명이나 투베르쿨린 양성반응을 보여 결핵환자인 김씨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제주군보건소는 투베르쿨린 양성 반응을 보인 어린이들을 요관찰 대상으로 분류, 결핵 예방 차원에서 약물치료를 하는 한편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6개월간 엑스레이와 객담 검사 등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관찰을 실시키로 했다.

김씨는 그러나 결핵환자로 판명된 뒤에도 계속 보육시설에서 근무하다 지난 2일에야 퇴직한 것으로 밝혀져 당국의 보육시설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2002년 11월 이 보육시설에 취업한 김씨는 취업 직전과 지난해 8월 보건소 등에서 건강진단을 받았으며 전염성이 없는 비활동성 결핵균 보유자라는 판정을 받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건강진단에 나왔듯이 김씨는 비활동성 결핵환자였으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비활동성이었던 결핵균이 활동성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남제주군보건소 관계자는 그러나 "어린이들은 결핵 면역력이 생겨도 투베르쿨린 양성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해서 무조건 결핵환자로 볼 수는 없는 만큼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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