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비넨 필립스 의료장비사업부 CEO

중앙일보

입력

"한국 의료기기 시장은 성장 속도가 빠르면서도 첨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우리나라 병원 및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들과 만나기 위해 방한한 필립스 의료장비사업부의 요코 카르비넨(Jouko Karvine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심장 X레이 등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 병원들도 이런 흐름을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카르비넨 CEO와의 일문일답

다른 나라와 비교한 한국 의료기기 시장의 특성은.
성장률이 높으면서도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의 주요 병원들을 보면 MRI, CT, 심장 X레이 등 어떤 기기든 기술적인 면이나 모든 측면에서 클리블랜드 클리닉, 스탠퍼드, 존스홉킨스 등 미국의 최고 수준 의료기관 어느 곳과 비겨도 될 정도다.

한국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하는가.
병원들이 전문화해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급 제품에 주력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한국 중소 병원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들을 내놓으려고 한다. 우리는 3억달러 규모의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20~2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 의료장비 시장의 현황을 말해 달라.
미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50%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이 2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여서 성장이 매우 느리다. 중국이 3번째로 큰 시장이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데 베이징, 상하이에 있는 최고 수준 병원 고객은 최신의 가장 뛰어난 제품과 기술을 요구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저가 제품이 주류다.

도합 200억~300억유로 규모로 추산되는 전세계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4~5% 수준이지만 50억달러 규모인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이보다 성장이 빠르다. 중국이나 한국 같은 곳은 2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다.

필립스의 의료장비사업부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필립스 메디칼 시스템스(Philips Medical Systems)는 필립스전자(Royal Philips Electronics) 내의 의료장비사업부문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직원 수로 보면 13%인 2만2천명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 5년간 4개의 주요 인수작업을 거쳐 제너럴 일렉트릭(GE), 지멘스(Siemens)와 함께 이 분야 3대 업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목표는 우리가 필립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앞으로 5~7년 안에 3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아는데 한국 투자 계획은?
한국이 많은 분야에서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며 그 중에서도 인적 자원의 능력, 특히 공학 분야의 인적 자원은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과거 경험으로부터 잘 알고 있다.

한국에 생산시설이나 연구개발시설을 설립할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투자계획은 없으나 사업 기회가 좋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고려할 수 있다. 중국은 선양 지역에 산학협동으로 심장 X레이 기기 생산시설을 만들고 응용 연구개발을 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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