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감각 형성은 후천적

중앙일보

입력

색을 구별하는 감각이 선천적이라는 기존 가설이 뒤집히게 됐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원숭이 실험 결과 색채감각이 유아기의 경험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자질임을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연구소는 생후 2주가 된 일본 원숭이를 파랑과 빨강 등 4종류의 단색조명에 1분마다 바꿔가며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1년간 키웠다.

그 후 불그스름한 조명 아래서 20가지 색깔 중 빨강을 고르게 했더니 이 원숭이들은 노랑을 선택했다. 반면 정상 환경에서 자란 원숭이들은 정확히 빨강을 집어냈다.

추후 문제의 원숭이들을 상대로 교정훈련을 실시했지만 색채 감각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단색조명의 환경에서 자란 원숭이들은 태양광(백색광) 등 자연광에서 자란 원숭이와 달리 정상적으로 색을 경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같은 조건이라면 인간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인간이나 원숭이의 눈의 망막에는 3원색에 해당하는 빛에 각각 반응하는 3종류의 세포가 있기 때문에 색채감각은 선전척이라는 가설을 유력한 것으로 믿어왔다.

연구소 관계자는 "태양광 아래서 색의 자극을 받아야 색채를 구별하는 뇌의 경회로망이 제대로 완성되는 것 같다"며 "유아기에 색채감각이 손상을 입으면 복구가 거의 불가능함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