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금 좌절하고 있는 젊은이들,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먼저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유약하지 않다. 단지 강요된 극기에 반응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 나이 또래 분들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유약하다는 얘기를 한다. 저는 그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유약하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등장할 때가 젊은이들이 극기할 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참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게 극기 아닌가. 그건 우리 시대의 극기"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을 넘어서는 극기는 누구에게나 마약같이 즐거운 일이다. 단지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때하고 달라서 강요된 극기에 반응하지 않을 뿐이다. 강요된 극기는 혹사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 사람들 나름대로의 틀과 방향으로 뛸 수 있게 갖춰주면 훨씬 우리보다 강한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 그 부분에 도움이 되면 제일 좋겠다"고 말했다.
"뜬금없는 총리 하마평에 곤욕 많이 치러"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오느냐'라는 질문에는 "권유를 받아본 적도 없고 정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두렵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같이 평생 사업을 한 사람은 효율성·생산성·수익성이라는 틀이 아주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정치의 영역은 효율과 생산성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저 같은 사람은 정치에 손을 대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낙연 총리가 그만둘 때쯤 후임자로 박 회장 이름이 올랐다'고 하자 박 회장은 "재미로 던지시는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고 저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데 그런 추측 때문에 굉장히 곤욕을 많이 치렀다. 전혀 사실무근이다. 저는 자격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설명했다.
"소통은 지금 이 시대의 큰 화두"
'SNS 소통, 에세이집 발간 등 기존 대기업 회장 이미지와 다른 것 같다'는 질문에는 "SNS는 제 삶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창은 아니다.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만 보여드리는 거 아닌가. 사실은 제가 선택해서 누군가와 주고받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침묵의 리더십'이 더 주효했다. 멋있었다. 말 없는 상사. 속 깊어 보이고, 얼마나 멋있어 보이나. 그런데 지금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통은 이 시대의 큰 화두이기도 하다. 꼭 회사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어디를 봐도 지금 소통이 막혀서 힘들어하는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