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마시면 간기능 손상 막을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카페인이 간(肝) 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간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당뇨병 및 소화기관.신장질환연구소(NIDDKD)의 제임스 에버하트 박사는 '소화기관질환 주일'을 맞아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연구발표를 통해 커피, 소다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간기능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의학뉴스 전문 통신 헬스데이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에버하트 박사는 과음, B형-C형 간염, 철분과다, 비만, 포도당 대사장애 등으로 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남녀 5천9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간의 조사분석 결과 매일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기능이 나빠질 위험이 4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간기능 손상위험은 더욱 낮았으며 카페인의 이러한 효과는 조사대상자의 연령, 성별, 인종에 관계 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에버하트 박사는 말했다.

에버하트 박사는 카페인이 어떻게 간기능을 보호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카페인이 뇌와 간에 있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면역체계를 자극해 간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가 카페인과 간기능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에버하트 박사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예일 대학 내과전문의 조너선 드래노프 박사는 "매우 도발적인 연구결과지만 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논평했다.

드래노프 박사는 간질환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만 카페인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해보는 것이 이 가설이 사실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이 결과만 가지고 카페인이 간기능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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