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 각성효과 짧다

중앙일보

입력

졸음을 막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는 아침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는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연구 결과는 러시 의과대학, 브리검 부인병원,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자기 집에서 일하는 16명을 상대로 하루를 43시간으로 늘여 28시간 일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29일간 조사한 끝에 나온 것이다.

하루를 43시간으로 늘린 것은 24시간 주기를 깨 인체가 잠을 요구하는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였다.

실험 대상자들에게 대략 커피 2온스(56g)에 해당하는 카페인 알약과 위약을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와 그 뒤 한 시간마다 먹게 한 뒤 뇌파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위약을 복용한 사람의 경우 깜빡 조는 시간이 깨어 있어야 할 시간의 1.57%인 반면 카페인 복용자들은 0.32%에 지나지 않았다.

또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들이 인식 테스트 결과도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카페인 복용자들은 정신을 더 잘 차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심하게 졸립다고 호소해 카페인이 각성효과는 내지만 잠을 통한 원기회복을 대신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카페인의 효과는 인체 평형 유지력이 잠을 요구토록 충동하는 화학 전달물질인 아데노신 수용체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원들은 추정했다.

연구팀의 책임자인 제임스 와트 박사는 "아침에 커피나 차를 여러 잔 마시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뇌 속에서 카페인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와트 박사는 잠을 대신할 완전한 방법은 없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카페인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수면협회의 닐 스탠리 회장은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인체의 수면욕구에 영향을 준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20분 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이 커피 3잔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잡지 '슬리프(수면)'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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