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의 부작용- 올바른 반신욕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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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반신욕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반신욕이란 무엇이며 왜 좋고 어떻게 해야 부작용이 없을까?

며칠 전 한 환자가 예약도 없이 불쑥 찾아왔다. 그 환자는 그간 만성간염 때문에 꾸준히 치료를 받아왔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갑자기 혈압이 200까지 치솟아 혈압 약을 복용해도 안내려가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한방으로 혈압을 낮추는 방법이 없느냐고 묻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상담과 진찰 중에 반신욕으로 인해 생긴 부작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 물으니 본인도 수긍을 하며 반신욕을 시작하면서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상충되는 감을 느끼고 중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다른 환자가 와서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 분은 필자에게 당뇨병에 대해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약을 복용 후 한 달 뒤에 얼굴이 붉게 상기되고 눈도 충혈 되면서 얼굴이 가려워서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혹시나 해서 반신 욕을 하였는지 물으니 탁자를 탁 치며 반신욕을 하고난 뒤부터 그런 것 같다고 수긍을 하고 돌아갔다.

이처럼 반신욕이 좋다고 무조건 하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이것을 혹자는 사상체질에 연관시켜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인체의 생리와 자연의 원리에 입각한 반신욕의 기본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시행을 한 결과이지 체질과는 무관한 것이다.

우주공간에서의 공기의 순환(대류현상)과 인체에서의 氣의 순환은 그 원리가 같다.
따뜻한 공기는 상승하고 찬 공기는 하강한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대류가 일어나려면 아래가 따뜻하고 위는 차가워야 한다. 인체에서 기의 순환과 흐름이 원활히 일어나려면 아래(흉격부 아래)가 따뜻하고 위(심흉부 이상, 머리부)가 차가워야 한다. 그래야만 아래에서 따뜻해진 기운이 위로 상승하여 두부에서 식으면 다시 내려오는 '氣의 昇降'이 잘 일어나서 건강하다는 이치이다.

이것을 가리켜 한의학에서는 '頭寒足熱(두한족열,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덥게 한다), 頭無冷痛(두무냉통, 머리는 차가워야 병이 없고) 腹無熱痛(복무열통, 배는 따뜻해야 병이 없다)' 등으로 표현한다.

무릇 인체의 건강은 기혈순환이 얼마나 잘되는가에 달려있으며 반신욕, 또는 족욕 등을 하여서 아래를 따뜻하게 하면 기혈순환이 잘 되어 건강에 이로운 것이다. 그러면 위의 사례들처럼 부작용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즘 사람들은 스트레스과다와 사려과다로 인해 心, 肝 등에 火가 생겨 위로 상승하여 상기되어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반신욕을 하게 되면 자칫 상부의 화를 더욱 성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반신욕을 할 때 미리 얼음주머니를 머리에 올려놓아 머리를 식힌 다음에 반신욕을 시작하고 반신욕을 하는 중에도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면 부작용을 없애고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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