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방송 의혹에 업무 뺀다더니…설 방송 나온 KBS아나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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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연합뉴스

KBS 라디오 뉴스를 진행하면서 현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뉴스를 임의 삭제·변경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아나운서가 설 연휴기간 TV 특집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KBS 노동조합은 '정권 편향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KBS노동조합은 15일 성명을 통해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정치적 편견을 마음껏 배설한 사람이 교양프로에서는 KBS의 얼굴 노릇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라며“사측은 김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KBS노조에 따르면, 김 아나운서는 지난 13일 KBS1 TV의 한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기간 남·녀 MC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특집 방송이었다. 김 아나운서는 이날 방송 분 외에 지난 6일 방송에도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BS노조는 “기존에 진행해 오고 있던 프로그램이고, 사전 녹화분량이라고 해도 김 아나운서의 방송 활동이 계속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KBS노조는 최근 2차례에 걸쳐 발표한 ‘편파·왜곡방송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김 아나운서가 지난해 4월 이후 주말 오후 2시 KBS1 라디오 뉴스를 진행하며 40여 건의 뉴스 내용을 임의로 삭제·축소·추가·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뉴스는 줄이고 유리한 뉴스는 늘리는 식이었다. KBS도 지난 1일 김 아나운서에 대해 감사 실시 및 업무 배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KBS측은 "문제가 된 라디오 업무만 배제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