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체중조절 효소 발견

중앙일보

입력

뇌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효소가 발견되었다.

뇌의 시상하부에 있으면서 세포 내의 에너지 재고를 관리하는 "연료 게이지" 역할을 하는 AMP유도단백질키나제(AMPK)라는 효소가 식욕을 조절하며 식욕억제 호르몬 렙틴을 주입하면 이 효소의 활동이 억제돼 덜 먹게 된다는 사실이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미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 내분비-당뇨-대사실장 바바라 칸 박사는 18일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칸 박사는 AMPK가 '연료 게이지"외에 또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AMPK의 활동을 억제하면 쥐가 덜 먹으면서 체중이 줄고 AMPK의 활동을 촉진시키면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칸 박사는 또 쥐의 시상하부에 렙틴을 주입한 결과 AMPK의 활동이 억제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AMPK가 렙틴의 또다른 신호전달통로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앞으로 비만 치료의 새로운 공격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AMPK의 활동을 억제하려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필요하며 AMPK가 억제되지 못하면 렙틴에 대한 내성이 발생해 결국 비만에 이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칸 박사는 말했다.

칸 박사는 쥐의 시상하부에 언제나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는 특수 AMPK를 주입한 결과 렙틴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는 AMPK가 항상 활성화되어 있으면 렙틴에 대한 내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MPK는 뇌의 생화학적 통로 끝에서 신호를 보냄으로써 식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체중조절에 관한한 렙틴보다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칸 박사는 덧붙였다.

워싱턴 대학의 비만 전문학자인 데이비드 커밍스 박사는 식욕자극 호르몬인 그렐린도 AMPK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보고서가 앞서 영국 연구팀에 의해 발표된 일이 있다고 지적하고 칸 박사의 연구결과는 이를 보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논평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