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누구”처럼 해 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성형수술 상담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연예인 사진을 가지고 와서 “이 사람처럼 해 주세요”하고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일부 성형외과에서는 이런 고객( 환자라고 하기보다는 고객이라고 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다. )에 대해 질색을 하는 것 같다. “얼굴구조가 똑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똑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하며, 이러한 고객들을 마치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허황된 꿈을 꾸는 비정상적인 요구를 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성형 상담시 자신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에 드는 연예인 사진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해 주세요.”하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행동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러한 방법이 자신의 미에 대한 선호도를 담당 의사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미에 대한 평가 기준은 100이면 100사람이 모두 다를 수 있다.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의 점수가 모두 다른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성형수술을 할 때는 수술 받는 피시술자의 미적 선호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피시술자를 100%만족시켜 완벽성형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쌍꺼풀 수술을 할 경우, 고객이 3번 스타일을 원했는데 1번 스타일로 해 주었다면 이 수술의 결과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실망만을 주어 재수술의 원인이 될 것이다.

쌍꺼풀 수술 시 그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쌍꺼풀의 스타일과 크기라는 2가지 요소이다. 그러므로 수술 전에 이 2가지 요소에 대해 고객의 선호도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고객과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말로만 행하여지는 것 보다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고객의 선호도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면, 담당 의사는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고객이 가져오는 사진은 고객의 선호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쌍꺼풀 수술을 하려는 고객이 연예인 사진을 가지고 와서 “이 눈과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하고 요구했다면 이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눈의 모양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쌍꺼풀의 스타일과 크기만이 아니고 눈의 좌우 상하 크기, 눈꼬리의 방향, 몽고주름의 정도, 눈가의 모양, 눈꺼풀의 두께와 상,하안검 지방과 근육의 정도, 눈동자의 크기 색깔 등 매우 많고 다양하다.

그러므로 쌍꺼풀 수술만을 해서 똑같은 눈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요구는 지나친 무리임이 명백해진다.

쌍꺼풀 수술을 할 경우에는 쌍꺼풀의 스타일과 크기에 국한해서 사진과 흡사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눈 자체의 원래 모양이 사진의 모양과 크게 다를 경우에는 똑 같은 스타일과 똑 같은 크기의 쌍꺼풀을 해도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컴퓨터 가상시술로 자신의 눈에 사진 속 연예인의 쌍꺼풀 스타일과 크기로 수술한 후의 분위기를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코 높이는 융비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연예인의 코 사진을 가져와서 “이런 스타일과 높이로 코를 높여 주세요.”하고 요구한다면 이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사진을 가져와서 “이 코와 똑같이 해 주세요.”하고 요청한다면 이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코 성형의 경우에는 워낙 수술종류가 다양해서 융비술만 해서 코가 똑같아 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지만 간혹은 이러한 착각도 있을 수 있다.

융비술 후의 결과를 좌우하는 2가지 요소는 높이와 스타일이다.
코의 모양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코의 높이와 옆모습의 스타일만이 아니고, 정면에서의 콧대와 콧볼의 넓이와 모양, 코의 길이와 전체적인 크기, 코끝의 들린 정도, 비주의 모양과 각도, 측면에서 콧볼의 모양과 비순각, 콧구멍의 크기와 모양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므로 사진을 참고하여 융비술을 한 후 닮게 되는 부분은 코의 높이와 측면에서의 코의 프로필일 뿐이지 코 전체가 똑같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원래부터 코의 모든 부분들이 사진속의 연예인과 비슷했다면 융비술만으로 매우 비슷한 코가 될 수도 있다.
코의 다른 부분들이 사진과 다를 경우에는 그 부분들의 성형들을 함께 하면 물론 사진속의 코와 더욱 흡사한 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상태가 사진 속의 상태와 크게 다르다면 구조적인 원인으로 사진과 같은 스타일이나 크기로 성형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담당 의사가 그 이유를 잘 설명하고 다른 방향으로 인도를 해야 한다.

일부 성형외과에서 사진을 가져오는 이러한 행동을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복잡성에 있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각 개개인의 서로 다른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자신감의 결여도 이러한 행동에 대한 거부의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성형수술이란 각 개개인의 다양한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어야만 완벽성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을 정리하면 연예인 사진을 가져와서 “이 스타일대로 해 주세요.”하고 요구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행동이 아니며, 오히려 완벽성형을 위해서는 권장하여야 할 방법이다.

하지만 쌍꺼풀 수술을 하면서 사진 속의 눈과 똑 같은 눈을 만들어 달라고 하거나, 융비술을 하면서 사진 속의 코와 똑 같은 코를 만들어 달라는 식의 무리한 요구는 금물이다.

사진을 가지고 와서 하는 무리하지 않은 적절한 요구는, 고객측에서는 자신의 요구를 의사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서 좋고, 의사측에서는 완벽성형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서 좋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