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아픔! 치질에 대해 아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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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痔疾)이란 항문의 병을 이야기합니다. 즉, 치질이라고 하면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일컫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치열, 치루, 치핵, 항문소양증, 항문염, 항문주위농양 등등의 많은 질환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치핵이 가장 흔한 질환으로서 흔히 이 치핵을 치질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에서는 구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에는 그 구별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겠지요.

◇치핵이란

치핵이란 질환은, 항문주위에는 치핵총이라고 불리워지는 가는 정맥들이 망을 이루고 있는 데, 이 치핵총을 이루고 있는 정맥들 중 일부가 탄력을 잃어 늘어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정맥이 늘어나게 되면 주위의 피부와 점막이 함께 늘어나고 약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출혈, 탈항, 통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치핵의 종류

치핵을 크게 나누면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누게 됩니다. 장의 안쪽을 이루고 있는 막을 점막이라고 하는데, 이 점막이 항문근처에서 바깥쪽 피부와 연결되면서 그 만나는 지점을 치상선이라고 합니다.

이 연결부위가 되는 치상선의 안쪽에 생긴 치핵을 내치핵, 바깥쪽에 생기는 치핵을 외치핵이라고 합니다. 내치핵과 외치핵은 증세나 치료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예전에는 내치핵을 암치질, 외치핵을 수치질이라고도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잘 쓰지 않는 말입니다.

내치핵은 증상에 따라 1기에서 4기로 분류를 하기도 하는데, 그 분류를 보면

1기 : 출혈만 있으며 혈관이 신축성이 있어서 만져서는 만져지지는 않는 상태

2기 : 배변 시 항문 밖으로 탈출이 되나 배변이 끝나면 바로 들어가게 되어 본인이 예민하지 않은 경우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임

3기 : 배변 시 항문 밖으로 탈출이 되며 바로 들어가지 않으며 일정시간이 지나서 자연 적으로 들어가게 되거나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게 되는 상태. 배변 시만 탈출이 되는 경우를 3기의 초기, 배변이외에 쪼그려 앉거나 복부에 힘을 주는 경우에 탈출이 되는 경우를 3기의 후기라고도 함.

4기 : 탈출이 지속적으로 되어 자연히 들어가지도 않으며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더라도 금방 다시 나오는 말기 상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적으로 1기나 2기는 원칙적으로는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상태.

3기나 4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보고 있지만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어 수술적 적응 및 치료의 방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핵은 이 외에도 울혈성 치핵, 혈전성 치핵, 감돈형 치핵, 췌피, 잔류성 꼬리 등의 다양한 유형과 변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그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치핵 및 치질의 진단

치질을 검사하는 방법은 직장수지검사와 직장항문경검사 그리고 직장항문초음파, 대장내시경검사등이 있습니다.
직장수지검사는 의사가 직접 수지를 항문속으로 넣어보는 것이며 이때 항문주위를 살펴보는 과정을 동반하는 기초적인 검사입니다.

직장항문경검사는 항문경이라는 기구를 사용하여 항문의 안쪽부위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검사이며, 최근에는 카메라를 장착하여 모니터를 통해서 의사와 환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직장항문초음파나 대장내시경검사는 치핵을 보기 위한 것 이라기 보다는 치핵의 증상이 있을 경우 다른 대장항문계통의 질환과 연관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반된 대장항문질환을 알아보기 위해 하는 검사입니다.

◇치핵의 원인과 예방

치핵이 생기는 원인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울 만큼 매우 복잡합니다. 이 질환은 생활습관, 식습관, 평소의 자세, 배변습관, 타 질환과의 관계, 유전적요인등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여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복합적 원인을 모두 제거하지 않는다면, 질환의 발생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을 가급적 제거하도록 노력을 기울인다면, 발병이나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예방법은 가벼운 정도의 치핵에 있어서는 치료방법도 될 수 있으므로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병원치료를 받기전에 일단 시도 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먼저 식생활에 있어서 섬유질이 많은 야채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식사시간과 식사량이 규칙적인 것 좋습니다. 음주는 일단 치핵이 있는 경우에 그 증상을 악화시키고, 진행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배변습관을 일정하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장 편한마음으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택해서 매일 일정한 시간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랫동안 앉아서 있다던가, 서서 일을 하는 경우에도 치핵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한 직업이 있는 경우에는 중간중간 걸어다님으로써 오fot동안 한군데로 피가 몰리는 것을 막아주도록 합니다. 일단 치핵이 생겼을 경우 좌욕을 하는 것도 그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막는 좋은 방법입니다.

좌욕이란 40도정도 되는 따듯한 물을 대야에 받아서 약 10분 정도 엉덩이를 담가두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하루에 2-4회 정도씩 실시하는 데, 지속적으로 하면 심하지 않은 치핵의 경우 매우 좋은 효과를 보게 됩니다. 약간 번거로운 방법이긴 하지만 매우 효과도 크고 고통도 없으며 비용도 적게드는 강력히 권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치핵의 치료

증상과 검사를 통하여 치핵을 진단하고 그 정도를 파악하게 되면 치료를 하게 됩니다. 치핵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우선은 비수술적 요법을 써볼 수 있습니다. 비수술적 요법 중에서 상기의 예방법은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비교적 간편한 것들이니 만큼 우선적으로 해보기를 권합니다.

위의 방법들로써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하게 되는 데, 이 경우에도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을 써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고무결찰요법, 경화주사요법, 레이저치료법, 동결냉동요법, 울트로이트 요법, 적외선응고법, BICAP 치료, 치핵동맥결찰술, 점막하 치핵응고술 등의 많은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어떠한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한마디로 말할 수 없으며 부위와 상태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환경적 요인 등에 따라 의사가 판단해야 하며, 위에 열거한 방법 중에는 한 때 유행하다가 지금은 별로 쓰이지 않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화주사요법의 경우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 방법인 바, 그 효과 때문이라기 보다는 종종생기는 부작용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좋은 효과를 보았다고 해서 나도 그 방법으로 치료를 받고싶다고 요구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대체로 입원과 통증을 수반하게 됩니다. 입원하지 않고 수술을 한다고 선전하는 경우를 보게되는데 그것은 매우 드문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고 일반적인 경우 최소한 하루이상에서 길게는 수 주 동안의 입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통증이 수반되는 것이 일반적인 예입니다. 수술 후에 오는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과의사들은 수많은 방법의 시도를 하였고, 수많은 기구와 기계가 개발되어 예전에 비해 많은 통증경감효과를 보고 있지만 아직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시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통증경감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는 몇몇 기구들이 있긴 하지만, 의료보험에서 인정이 안되는 실정이다 보니 그 비용이 만만치 않고, 아직은 확실한 학계의 인정을 받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치핵은 재발이 많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입니다. 수술을 했는데도 또 재발하였다고, 수술이 잘 못된 것이 아니냐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물론 수술방법의 적용이 잘못되어 그런 경우도 있고, 심한 치핵의 경우 재수술을 염두에 두고 병변을 다 제거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으나, 치핵이란 질환 자체가 재발을 잘 하는 병이라는 것을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즉,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치핵이란 치핵총이라는 정맥망이 늘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늘어난 정맥망을 제거하더라도 수술당시 멀쩡하던 다른 정맥들이 나중에 다시 늘어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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