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와 W의 만남… SK와 위례 리틀 팀의 작은 인연

중앙일보

입력

2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위례 수정구 리틀야구단 선수들을 지도하는 손지환 SK 와이번스 코치. [사진 SK 와이번스]

2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위례 수정구 리틀야구단 선수들을 지도하는 손지환 SK 와이번스 코치. [사진 SK 와이번스]

"캐치볼할 땐 가슴쪽에 글러브를 대줘야 상대가 타겟팅할 수 있어요."
"외야 플라이는 모자 챙 높이로 맞춰서 기다린 뒤 잡는겁니다."
"역동작으로 땅볼을 잡을 때는 글러브 웹으로 잡는 느낌으로."

SK 와이번스 스프랭캠프지인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구장 보조구장. 모자챙에 SK 와이번스와 똑같은 'W'가 새겨진 선수들이 손지환 수비코치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움직였다. 혹시라도 한 마디라도 놓칠까봐 귀기울이며 우렁차게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손지환 코치에게 가르침을 받은 선수들은 성남시 위례 수정구 리틀야구단 선수들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12명의 선수가 서귀포에서 2주간의 전지훈련을 진행중이었다. 어린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SK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자, 류선규 SK 단장이 즉석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원포인트 레슨이 성사됐다. 2일엔 손지환 코치가, 3일엔 이진영 코치가 선수들을 가르치리고 했다.

손지환 코치는 2011, 12년에 SK 야구단이 사회공헌을 위해 운영한 SQ(sports quotient)팀에서 유소년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SK는 2012년 다문화 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어린이 야구단을 만들었고, 손 코치가 지도를 맡았다.

손지환 코치는 "종종 재능기부로 학생 선수들을 가르치긴 했는데, 유소년들은 정말 오래간만이다"이라며 미소지었다. 손 코치는 내외야 수비와 캐치볼 등 기본기 동작에 대해 지도했다. 선수들의 질의응답으로 30분간의 원포인트레슨을 마무리했다. 손 코치는 "프로 선수들도 기본기를 잊었을 때 실책이 나온다. 똑같은 부분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려고 했다"고 했다.

2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위례 리틀야구단을 지도하는 손지환 SK 코치.

2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위례 리틀야구단을 지도하는 손지환 SK 코치.

위례 리틀 야구단은 NC 다이노스 출신인 장동웅 감독이 지도하고 있다. 창단 3년째지만 지난해엔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장 감독은 "코로나19로 전지훈련을 오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프로 구단은 보통 해외로 나가는데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겨 좋았다. 프로 선수들이 연습하는 걸 보기만 해도 큰 공부인데, 이렇게 SK에서 선수들을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최재영(13) 군은 "새로운 걸 많이 배워서 좋았다. 프로 선수들을 야구장에서 멀리 본 적은 있지만, 가까이서 배운 건 처음"이라며 "원래 다른 팀을 좋아했는데 홈런도 많이 치고, 최주환 선수도 오게 돼서 SK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귀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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