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슈퍼박테리아 퇴치 효과

중앙일보

입력

마늘이 병원 감염의 주범인 '슈퍼박테리아'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을 퇴치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스트 런던 대학 연구진은 BBC 방송에서 독특한 냄새를 유발하는 마늘 속 성분인 알리신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MRSA 감염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소규모 환자 집단을 상대로 한 일차 실험에서 알리신 성분을 함유한 제품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다시 병원 환자와 의료업무 담당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에 걸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병원 감염의 주범인 MRSA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수술환자나 노인, 또는 신생아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감염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영국의 병원에서는 매년 약 2천명이 MRSA 감염으로 사망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참가했던 데버러 브라운(34)은 지난 2000년 11월 척추수술 후 MRSA에 감염돼 온갖 항생제 치료를 했지만 2년째 낫지 않아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알리신 크림과 알약을 복용한지 2개월여만에 척추의 상처가 낫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를 이끈 커틀러 박사는 "우리 목표는 병원의 환자와 의료요원들을 통해 MRSA가 여러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면서 "항생제가 잘 통하지 않는 MRSA는 영국 뿐 아니라 전세계 병원의 큰 골칫거리인데, 이를 퇴치할 수 있는 강력한 천연물질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전문지인 '생물의학저널' 신년호에 실릴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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