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연봉 부러우면 입사하든지" 익명글 파문···고개숙인 KBS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사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KBS의 평균 연봉은 1억원 이상"이라며 "능력 되면 입사하라"는 글을 남겨 공분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KBS가 "성찰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1일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을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직원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KBS는 앞으로 임금체계 개선과 직무 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했다.

최근 블라인드에는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답답하다. 너희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는 정년 보장이 된다"고 적었다.

이어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 꼬박꼬박 내야 된다”며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것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고 했다.

작성자는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마시고 능력 되시고 기회 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해당 글은 공분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그러잖아도 수신료 내기 싫은데 너무 비아냥거리네" "KBS 직원들은 저런 마음이구나" "이래도 수신료 올려야 되나?"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BS, 수신료 인상 본격화…월 2500원에서 3840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연합뉴스

앞서 KBS는 지난달 27일 KBS 이사회에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조정안을 상정했다.

KBS의 수신료 수입은 6705억원(2019년 기준)으로 이는 KBS 전체 예산의 약 46%를 차지한다. 만약 KBS 수신료가 3840원으로 인상될 경우 수입은 1조411억원으로 늘어나 전체 재원의 53.4%를 차지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9일 수신료 인상 추진을 언급하며 KBS 직원 중 60% 이상이 1억원 이상 연봉자이고, 억대 연봉자의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는 31일 1억원 이상 연봉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60%가 아닌 46.4%라면서 이 비율은 2018년 51.7%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KBS 수신료 인상 여부는 공청회, 여론조사, KBS 이사회 심의, 방송통신위원회 의견 제출, 국회 제출과 통과 등 절차를 거친 후 최종 결정된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