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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50세 넘으면 꼭 맞으세요

중앙일보

입력

일교차가 커지고 가을이 깊어지면서 찬바람에 예민한 호흡기 질환자들에게 빨간불이 켜졌다.기온이 떨어지면 기관지가 수축하고 점막이 건조해져 감기.독감 등 감염병에 잘 걸리기 때문이다.

일단 염증으로 손상된 기관지엔 세균 감염까지 겹쳐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 쉽고 천식 등 기존의 호흡기 질환은 악화하게 마련이다. 가을철을 맞아 대비해야 할 호흡기 질환을 알아본다.

◇ 인플루엔자 예방이 최우선

1918년 2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을 비롯, 57년(아시아 독감), 68년(홍콩 독감), 77년(소련 독감) 등 네차례에 걸쳐 20세기 인류는 인플루엔자 독감의 대유행을 치르며 수많은 목숨을 잃어야 했다. 인플루엔자 원인균이 변신에 명수인 RNA바이러스라 수십년 동안 변종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희생을 초래했던 것이다.

올해는 마지막 대유행이 있은 지 26년째.전문가들은 또 한번의 대유행을 치를 때가 됐다며 적극적인 예방을 강조한다. 인플루엔자 예방의 최선책은 예방백신을 맞는 일이다.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국내 유행시기가 12월 말~3월 초인데 접종 후 효과를 보려면 2주가 지나야 하므로 접종 대상자는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념할 사실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최근 접종 대상자를 65세 이후부터 50세 이후로 낮췄다는 점. 오교수는 "연령을 낮추면 만성병 등 접종 대상자를 보다 광범위하게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조만간 예방접종 심의위원회에서 접종 연령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독감에 걸리면 심각한 상태로 진행하기 쉬운 노약자,심.폐질환자,만성병 환자, 면역기능 저하자 등은 물론 임신 14주가 지난 임신부도 예방 접종 대상이다.

임신 때 걸리면 치료도 마음대로 못해 병세가 악화하거나 태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백신을 맞는다고 1백%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한양대 의대 배현주 교수는 "65세 이하 건강인은 접종후 70~90%에서 효과가 있지만 65세 이상은 30~40%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단 일단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감염되더라도 약하게 앓는다는 이점이 있다.

배교수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률의 50~60%, 사망률의 80%를 막을 수 있다"고 밝힌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접종 후 주사 부위가 붓는 국소 부작용을 비롯, 드물지만 고열.근육통.신경계 이상.알레르기 반응 등 전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접종 후 전신적인 이상이 있다 싶으면 곧바로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게 안전하다.


◇ 사스 또 올까?

찬바람이 불면서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지난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홍역을 치렀던 나라들은 사스 재발에 대해 초긴장 상태다.

현재까지 발생한 사스 환자는 싱가포르 국립대 미생물학교실 바이러스실에서 일하다 감염된 27세의 연구원 한 명뿐이다. 사스 재발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지만 감염원으로 생각되는 사향고양이가 존재하고 이를 섭생하는 식습관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오교수는 "사스는 수입 질병이라 일단 아시아국가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그 지역 여행을 삼가는 게 최선책"이라면서 "정부는 대비를 해야겠지만 일반인이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들려준다.

◇ 폐구균 폐렴도 백신 접종이 필요

인플루엔자 뿐 아니라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도 필요한 사람은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 배교수는 "노인이 감염되면 사망률이 높아 65세 이상은 20%, 85세 이상은 40%가 사망한다"고 말한다.

호흡기 침범으로 시작해 전신에 균이 퍼지는 패혈증으로 진행하기 때문. 따라서 노인.면역기능 저하자.만성 질환자 등 접종 대상자는 예방백신을 맞아야 한다.

◇ 천식환자 요주의

찬바람이 불면 천식환자도 괴롭다. 감기에만 걸려도 천식증상이 악화하기 때문. 따라서 천식환자는 우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연세대 의대 소아과 손명현 교수는 "천식환자는 집안 습도를 50% 이하로 낮추고, 외출 후 손씻기와 양치질,사람 많은 장소 피하기,수분 충분히 섭취하기 등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한다. 또 인플루엔자 백신도 반드시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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