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고 밀도있게"… 당정, 용도변경·용적률 확대 통한 주택 공급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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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역 용도변경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연합뉴스

주거지역 용도변경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연합뉴스

당정이 주거지역 용도변경을 통해 주택 공급을 혁신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고밀화나 용도 변경을 통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정책위와 국토부가 여러 차례 비공개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설 전에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대통령께서 이미 보고를 받으셨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신년사 하루 뒤 이를 뒷받침하는 좀 더 구체화된 방안이 제시된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수도권 공급대책은 기존에 검토하던 용적률 상향을 중심에 놓고 보고 있다"며 "역세권 개발 등과 함께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나 상업지역으로, 준공업지구를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방안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 정책의장은 "70년대와 80년대에는 빈 땅에 집을 공급하니까 절대량 자체가 늘었다. 지금 서울은 공급을 하기 위해선 물량을 줄이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고밀화나 용도 변경을 해서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중심의 공급뿐만 아니라 장기임대주택을 포함해서 공적 물량을 믹스해 주택시장에서 공적 기관이 가진 시장 조절능력을 강화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서울과 수도권의 가용 부지 용도변경 방안과 이후 발생하는 추가 이익을 공적으로 환수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당에 보고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용도 변경이 당정 간 협의에 따라 추진될 경우 공급 물량은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근심이 큰 주거문제와 관련, 획기적인 주택공급대책을 마련해 설 연휴 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5일 예정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당정은 공급대책 확대의 방안을 좀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공급의 병목을 풀어야 한다는 초보적인 원리가 이 정부 내내 외면됐다"고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공급대책이 시장 안정 기대를 가져올 정도로 효과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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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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