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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레저] 억새밭 속엔 사람이 꽃처럼 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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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가 하얀 꽃을 피우며 전국의 산야에 솜이불을 깔기 시작했다. '열렬한' 찬사 속에 찾아와 한껏 화려함을 자랑하고 훌쩍 지는 게 단풍이라면, 억새는 소리 소문 없이 피면서도 단풍보다 늦게까지 계절의 위안을 주는 은은함이 있다. 다음은 전국의 억새 명소.

강원 정선 민둥산=산 전체가 둥그스름해 고원 같은 느낌을 주는 민둥산(해발 1,118m). 정상부 20만평에 핀 억새가 10월 15~20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초행자라면 증산초등학교에서 발구덕 마을을 거쳐 정상으로 올라가는 보통이다. 편도 1시간30분 소요. 증산초등학교는 기차 영동선 증산역(033-591-1069)에서 2㎞거리다.

증산초등학교~발구덕 구간은 자동차로 올라갈 수도 있다. 다만 주말에는 주차난을 감수해야 한다. 발구덕~정상은 도보 30분 소요.

정선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풍 피해를 많이 봤다. 매년 10월 중순에 열어오던 억새풀 축제를 올해도 취소했다. 대신 전국 각지에서 수해 복구를 도와준 데 대한 감사의 뜻에서 10월 한달 동안 화암동굴과 화암약수 입장료를 할인하고 있다. 화암동굴(033-560-2578.동면 화암리)의 경우 4천원→2천5백원, 화암약수는 1천5백원→1천원으로 입장료를 낮췄다.

여행에 불편한 점은 다소 있지만 정선을 아끼는 마음으로 찾아가자. 문의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1.

경남 창녕 화왕산=화왕산(757m)은 예년보다 다소 빨리 억새가 자라 이번 주말께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정상에 오르면 화왕산성이 정상부의 분화구를 에워싸고 있고, 성 안으로 펼쳐진 5만6천평의 분지에 억새가 가득하다.

산행은 창녕읍내 자하곡 주차장(말흘리)에서 시작하는 게 정석이다. 팔각정.도성암.약수터 중 하나를 거쳐 정상에 오른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30분 소요.

주말에는 자하곡 주차장 인근의 창녕여중.고, 창녕초등학교, 명덕초등학교 등에 임시 주차장을 운영한다. 창녕시외버스터미널(055-533-4000)에서 자하곡 주차장까지 도보로 10분 거리. 조용하게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옥천마을(창녕읍 옥천리)을 기점으로 삼는다. 역시 정상까지는 1시간30분 거리. 옥천마을에 가려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50m 떨어진 영신버스 주차장에서 옥천행 버스를 타면 된다. 오전에는 7시40분, 9시40분에 옥천행 버스가 떠난다. 옥천마을까지 30분 소요. 문의 창녕군청 문화공보과 055-530-2241~2.

경기도 포천 명성산(923m)=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수도권의 억새 명소다. 10월 중순에 억새꽃이 만개할 예정. 산이 제법 높으나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산정호수변의 상동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비선폭포.등룡폭포를 거쳐 억새밭까지 다녀오면 왕복 4시간 소요. 원점회귀 산행을 피하고 싶다면 억새밭에서 자인사 쪽으로 내려간다. 자인사에서 상동주차장까지 도보 15분 거리. 평상시 군부대의 포 사격 훈련이 있는 경우 억새밭~정상 코스는 등산객이 출입을 할 수 없다. 다행히도 10월 26일까지 훈련 계획이 없다.

포천군은 오는 11~12일 이틀간 억새꽃 축제를 연다. 이 기간에는 상동주차장의 차량 출입이 통제된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에는 대중교통으로 가는 게 훨씬 편하다. 서울 동서울 터미널이나 상봉터미널에서 운천행 직행 버스를 타고, 운천에서 내려 산정호수행 시내버스(20~30분 간격 운행)로 갈아타면 된다. 문의 산정호수 관광지부 031-532-6135.

제주도=제주도는 섬 전체가 억새 명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억새 천국이다. 달리는 자동차 내에서 고개만 옆으로 돌리면 좌우가 억새다. 벼가 잘 안자라는 풍토 때문에 볏짚 대신 억새를 초가 이엉 또는 조랑말 사료로 쓰다 보니 자연스레 억새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억새 드라이브 명소 중 두 곳만 꼽으라면 남조로와 한라산 제2 횡단 도로. 남조로는 제주 남동의 남원과 제주 북동의 조천을 잇는 1118번 지방도로다.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의 제주개발공사 입구와 산굼부리 분화구의 억새가 유명하다. 오는 11~12일에는 제주도관광협회 주관으로 이곳 억새 군락지에서 '제10회 제주 억새꽃 축제'도 열린다.

한라산 제2횡단 도로는 한라산 정상 서쪽으로 살짝 치우쳐 북제주와 중문관광단지를 남북으로 잇는 99번 국도(일명 '1100 도로')다. 도로 전 구간이 억새 천지다. 문의 제주도관광협회 종합관광안내소 064-744-6051.

성시윤 기자
김상선 기자

<사진 설명 전문>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서울 상암동 난지도 하늘공원에 억새꽃이 만개해 완연한 가을을 느끼게 한다. 10일부터 ‘억새밭 밤길 걷기’를 시작으로 하늘공원 정상에서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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