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명 울린 캐나다 비밀 산타의 선물…끝내 신원은 안 밝혀

중앙일보

입력

캐나다의 한 마을에서 '비밀 산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고통받는 400명의 주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돌려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만원 상당 기프트카드에 감동 #"더 어려운 곳에 쓰이길" 기부 손길도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아침 캐나다 서부 에드먼턴의 한 마을에서 주민 400여명은 각자 집 앞에 봉투 하나가 놓인 것을 발견했다.

'비밀 산타'가 보냈다고 적힌 이 봉투에는 250 캐나다달러(약 21만5000원) 상당의 월마트 기프트카드가 들어 있었다. 산타는 "비밀 산타의 봉투(envelope)를 열었을 때 이 작은 선물이 당신에게 희망(hope)을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도 동봉했다.

그는 편지에서 내년은 좀 더 나은 새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400여명의 마을 주민들에게 약 20만원 상당의 월마트 기프트카드를 선물한 '얼굴 없는 산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트위터]

캐나다에서 400여명의 마을 주민들에게 약 20만원 상당의 월마트 기프트카드를 선물한 '얼굴 없는 산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트위터]

마을 주민인 리-앤 맥노턴은 "아침에 일어나서 계단 위에 큰 금액의 기프트카드가 들어있는 봉투를 발견했다"며 "아침 내내 울었다"고 전했다.

코로나 19로 일자리를 잃은 엘리샤 테넌트는 캐나다 CBC 방송에 "가슴이 따뜻해졌고 감동했다"면서 "우리에게 이 돈은 한 달 치 식료품값"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CBC는 봉투 안에 적혀 있던 이메일 주소로 비밀 산타와 연락하는 데 성공했지만, 산타는 자기 신원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정중하게 답했다.

대신 그는 CBC에 "많은 사람이 (코로나로 인해) 정말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면서 "내게는 이들을 도와줄 수단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겸손하게 밝혔다.

그는 "선물을 통해 사람들이 아직 세상은 좋은 곳이고 밝은 미래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느낌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산타의 감동적인 선물은 또 다른 선행을 낳았다. '깜짝 선물'을 받은 크리스티나 이그나시오는 편지에 등장한 "부디 바통을 넘겨주세요"라는 문장에 주목했다.

CBC는 이그나시오 가족들이 산타에게 받은 기프트 카드를 빈곤한 이들을 돕는 비영리재단에 선뜻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 커플이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 커플이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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