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변창흠, 미래 내다보지 못해…文대통령 식견도 그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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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1일 과거 서울시장 재임 중 진행했던 ‘시프트 제도’(장기전세주택)를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던 당시 대폭 축소했다며 “전문가적 식견이 낙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변 후보자의 미래 안목은 짧았고, 그를 중용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식견도 그 수준”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변 후보자는 SH 사장 취임 일성으로 ‘시프트 제도’가 임대아파트치고 규모가 너무 크고 임대료가 너무 저렴하다며 이를 사실상 폐기하겠다고 했다”며 “주택정책을 시혜적 측면의 복지 영역으로 몰아넣다 보니 장기전세주택을 적대시하는 취임 일성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2014~2019년 시프트를 운영하면서 SH가 본 손실이 1조3000억원이라는 논리를 펴는 것도 시프트 폐기 시도에 맞추려는 공사 측의 무리한 주장”이라며 “시세차익이 많은 부분을 매각하는 기준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1월 정부가 내놓은 ‘중형공공임대’ 대책이 시프트와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하며 변 후보자를 향해 “미래지향적이고 바람직한 제도를 물려주었는데 운영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여 국민 편익을 도모하고 미래에 대비할 생각은 못하고 칼자루 잡았다고 초기의 반대논리를 관철하겠다고 덤볐고 이를 관철해낸 사람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의 개념과 취지가 동일한 중형공공임대는 열심히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마도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본인이 내심 부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며 “변 후보자도 이런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 있는 자리에서 정책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은 “부실한 전문가가 국가 정책과 미래에 미치는 해악 때문에 많은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손해를 본다”며 “부실한 전문가에 휘둘려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한 인사권자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를 LH공사 사장으로 중용한 대통령과 장관이 이제와서 ‘중형공공임대’를 주요 해법으로 들고나온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부실한 행태”라며 “정책에 정파성과 이념을 우겨넣으면 시장과 미래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21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블로그 캡처

21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블로그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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