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혈압 기준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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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당국은 고혈압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정상혈압의 기준을 종전의 120-129(수축기 혈압)/80-89(확장기 혈압)에서 120/80 이하로 강화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산하 고혈압교육프로그램 조정위원회는 14일 정상혈압과 한계혈압의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고혈압 지침을 뉴스 브리핑과 미국의학협회지(JAMA)의 특별 인터넷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 새로운 지침에 의해 정상혈압이 120/80 이하로 강화됨에 따라 종전의 정상혈압 기준이던 120-129/80-89는 고혈압으로 가기 전의 '직전 고혈압'으로 지정되었다. 고혈압 기준인 130-90 이상은 그대로 두었다.

NHLBI는 미국 성인인구의 약 22%인 4천500만명이 '직전 고혈압'에 해당된다고 밝히고 이들은 담배를 끊고 염분섭취량을 줄이고 건강에 좋지 않은 식사습관을 버리고 운동을 하는 등 생활방식의 전환을 통해 고혈압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NHLBI소장인 클로드 랑팡 박사는 혈압이 115/75를 넘어서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올라가기 시작해 130/85에 이르면 2배로 높아진다고 밝히고 혈압이 20/10포인트씩 올라갈 때마다 심장병-뇌졸중 위험은 2배씩 뛴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위원회 위원장인 보스턴대학 의과대학장 애럼 초바니언 박사는 정상혈압의 기준을 강화한 것은 "국민들을 놀라게 하려는게 아니라 고혈압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혈압은 아주 작은 변화라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새로운 고혈압 지침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50세 이상 연령층은 수축기 혈압과 확장기 혈압 가운데 최고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가장 중요하며 140을 넘어서는 안된다. (의사와 환자들은 최저혈압이 더 중요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 고혈압 환자의 경우 최초의 치료제는 가장 값싼 구식 혈압강하제인 이뇨제를 쓰되 혈압은 한가지 약으로는 통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혈압강하제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중 하나와 병행투여한다.

▶ 의사는 고혈압을 지금보다 훨씬 공격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의 3분의 1이 자신이 고혈압인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의 3분의 2가 혈압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의사가 제2 또는 제3의 혈압강하제 처방을 주저하기 때문이라고 미국심장학회(AHA)의 대니얼 존스 박사는 말한다.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무언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은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실명, 치매 등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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