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소아마비 퇴치 전략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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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5년간 펼쳐온 광범위한 소아마비 퇴치전략을 바꿔 앞으로는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 소아마비 위험국으로 분류되는 13개국에 퇴치활동을 집중키로 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WHO는 지난 15년간 20억달러를 투입, 세계를 대상으로 소아마비 퇴치운동을 벌여왔다.

이 덕분에 소아마비 퇴치운동이 시작된 88년 세계적으로 연간 35만건에 달하던 발병사례는 현재 2천건 미만으로 감소한 상태다. 특히 유럽과 호주, 미국은 소아마비 박멸지역이 됐다.

WHO의 소아마비 퇴치운동은 그러나 작년 발병사례가 4배 증가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확인되면서 시련을 맞았다.

작년 발병사례의 대부분은 인도가 차지했다.

WHO의 소아마비 퇴치운동은 보건제도상 형편이 되는 국가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그럴 형편이 못되는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집단 접종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전개돼 왔다.

브렌트 버크홀더 WHO대변인은 이제는 전략을 바꿀 때가 됐다면서 "소아마비가 풍토병으로 남아 있는 국가는 7개국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소아마비가 풍토병으로 남아 있는 국가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치활동은 우선 발병사례의 99%를 차지하는 인도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 3개국에 집중된다.

물론 소아마비가 풍토병으로 남아 있는 이집트와 아프가니스탄, 니제르, 소말리아에서는 대량 예방접종이 앞으로도 계속된다.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앙골라,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네팔, 수단에서도 접종이 계속된다.

이들 국가중 일부에서는 전쟁이나 일반 국민들의 불신으로 소아마비 퇴치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추가적인 퇴치운동에는 2억5천만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WHO는 25년전 천연두가 그랬던 것처럼 소아마비가 박멸되면 세계적으로 큰 사회, 경제적 수혜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HO는 2005년까지 소아마비가 완전 박멸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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