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사용량 감소, 내성률도 낮아져

중앙일보

입력

의약분업 이후 우리 국민의 항생제 사용량이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세균의 항생제 내성률도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 항생제보다 약효가 훨씬 강한 세파계 항생제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여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의경 선임연구원이 국제 의약품 사용량 통계회사인 IMS 자료를 근거로 국내 항생제 사용량 및 내성률 변동 양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 사용량은 지난 99년 30.8 DDD에서 2001년 19.8 DDD, 2002년 17.0 DDD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1 DDD는 인구 1천명당 하루 평균 1명꼴로 항생제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지난 99년부터 2001년 사이에 항생제 사용량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은 의약분업 시행 이후 처방없이 약국에서 항생제를 사다 쓰는 사례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고, 2002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억제 정책으로 인해 항생제 사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세파계 항생제 사용량은 99년 상반기 3.22 DDD에서 2002년 상반기 4.32 DDD로 증가했고 전체 항생제에서 세파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99년 상반기 10.48%에서 2002년 상반기에는 25.43%로 높아졌다.

이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항생제 사용량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세파계 항생제 사용량과 비중이 커진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앞으로는 세파계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6개 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항생제 내성률 조사에서 식중독을 주로 일으키는 황색포도구균의 경우 페니실린 내성률은 2001년 93.7%에서 2002년 84.7%로, 에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32.7%에서 23.6%로, 테트라사이클린 내성률은 16.7%에서 12.2%로 각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주지역 요로감염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장균 내성률을 조사한 결과, 암피실린은 2000년 85.54%에서 2002년 65.71%로, 1세대 세파로스포린은 21.54%에서 10.68%로 떨어지는 등 대부분 내성률이 낮아졌다.

내성률이란 분리된 전체 균주 가운데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주의 비율을 뜻하며, 따라서 내성률이 높다는 것은 해당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의미다.(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