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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날로먹는 프로젝트 커뮤니티의 운영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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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역병이 창궐한 시대를 맞이해서 암호화폐 사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실체가 있는 프로젝트라며 투자자를 개발사로 초청하는 행사가 사라졌다. 홍보 사진에 쓰기 위한 병풍을 만들기 위한 밋업이 사라졌다. 이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온라인 AMA(Ask Me Anything)가 생겨났다. 카카오 오픈방에서의 선동 광고와 네이버 밴드의 다단계 투자 유치 글로 채워졌다. 암호화폐의 마케팅에도 언택트(Untact)가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에 따른 마지 못한 변화라기엔 코인 개발사에서 더 반기며 더 즐기는 모습이다. 밋업 행사에서 경품을 주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를 하는 빌런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골프채를 질질 끌고 나온다거나, “나 혼자 안 간다잉 혼자 안 간다고” 라며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개발사에 덕담을 건네는 이들의 존재와 대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 개발사는 커뮤니티 ‘관리자’라는 전지전능한 권한을 쥐고 있다. 블록체인의 장점이라며 투명성을 강조하다가도 유통량을 제마음대로 주무르는 개발사 아니던가. 관리자의 권한을 최대한으로 악용하기에 거리낌이 없는 그들 되시겠다.

#“커뮤니티 조용히 하세요”, 채팅 기능 종료

텔레그램 방을 운영하는 ‘비트하오’는 공지 글 하나와 함께 커뮤니티의 채팅 기능을 종료시켰다. 이유는 황당함 그 자체다. 텔레그램은 공지 기능이 있지만, 수많은 글로 인해 공지를 확인 못 하는 분들을 위함이란다. 확인되지 않은 글들로 불안함을 느끼는 분들을 위해서 채팅 기능을 종료한다는 거다.

비트하오가 어떤 프로젝트인가. 석 달 만에 9470원에서 1490원으로 6.4토막이 난 코인 되겠다. 이런 처참한 투자 실적을 바라보는 투자자라면 응당 불안함을 느껴야 한다. 이 상황에서 태연할 수 있는 이들은 상장 전에 코인을 팔아먹고, 상장 후에 코인을 매도한 부류밖에 없지 않겠는가.

커뮤니티의 존재 이유는 이런 상황을 위함이다. 가격의 하락 요인을 찾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불안함을 동반한 퍼드(FUD)가 나돌 때 사실을 알리고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비트하오는 그렇지 못했다. 되려 온라인 관리자의 권능을 ‘강력한 침묵의 존버’로 마음껏 뽐냈다. 비트하오가 롤모델로 삼았을 리는 없겠지만, 이전에도 유사한 행보를 걸은 프로젝트가 있다. 현재 243토막을 기록 중인 ‘캐스트윗’이다. 비트하오 투자자의 앞날이 캐스트윗 투자자의 데자뷰가 아니길 바란다.

#“답변하기 싫으니 나가세요”, 커뮤니티 추방

업비트의 특산품인 디카르고는 최근 큰 변화가 생겼다. 12월 4일 토큰의 유통량이 3억개에서 3억700만개가 추가됐다. 하루 만에 유통량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개발사에서는 바쁜 일이 있었는지 나흘이 지난 8일에야 공식 블로그에 분배 내용을 알렸다.

비록 개발사에서 분배 내용은 늦게 올렸지만 현명한 투자자들은 체크하고 있었나 보다.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가진 건 스테이킹 프로그램에 사용된 1억개의 토큰이다. 1억개나 되는 수량이 스테이킹됐으나 이더스캔을 통해서는 1억개의 수량이 있는 지갑 주소를 찾을 수가 없었고, 주소를 공개해달라는 투자자의 요청에 개발사는 프라이빗 투자자의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후 개발사에서는 프라이빗 투자자의 동의를 얻어왔는지 주소(https://etherscan.io/token/0x5dc60C4D5e75D22588FA17fFEB90A63E535efCE0?a=0xdbc1b994e639ae7f85e85b196fdfdc4b4368bd85)를 공개했다. 문제는 해당 주소에서는 스테이킹 종료날에 스테이킹 수량보다 8000만개 더 많은 1억8000만개가 출금이 됐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스테이킹을 위한 입금 트랜잭션이 존재하지 않았다. 컨트랙트를 통해 스테이킹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 개발사가 임의로 지갑에서 출금을 진행했다.

개발사의 대응은 간단명료했다. 질문했던 투자자를 커뮤니티에서 추방시켰다. 물론 이전에도 유통량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고 추방으로 응대한 프로젝트는 수없이 많았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업비트에서'만' 심사를 거쳐 상장된 프로젝트이기에, 디카르고를 믿었던 투자자가 많았다는 부분이다.

#투자자가 프로젝트에 뭘 그리 요구했나

아, 물론 안다. 암호화폐 프로젝트 중에서도 악성 스캠이 있듯이 투자자 중에서도 악성 진상이 있다는 걸 잘 안다. 무턱대고 대형 거래소 상장 언제 하느냐고 떼쓰고, 투자 손실 났다며 징징거리는 투자자도 많다.

다만, 정상적인 커뮤니티라면 눈살을 찌푸리며 진상들에게 그만하라며 핀잔을 준다. 동시에 개발사는 심어놓은 프락치를 이용해서 진상에게 진상으로 맞대응하며 겁박을 한다. 핀잔과 겁박을 받는 일부 진상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프로젝트에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바라는 건 단 하나, 납득이 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 체크를 해달라며 요청하는 거다. 그래서 안도를 하고 싶어할 뿐이다. 나와서는 안 되는 유통량이든, 하룻밤 사이 몇십 토막난 가격이든, 팀 물량 몰래 팔아먹고 프로젝트에서 손 떼겠다는 ‘먹튀’든 말이다.

다단계 마케팅으로 코인을 팔아먹을 때만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이용한 프로젝트라 소개하고, 거래소의 상장 직후에만 투자자의 질문에 친절한 답변을 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블록체인의 무결성처럼 한결같은 커뮤니티의 운영이라는 걸 기억해 줬으면 한다. 보고 싶은 거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어 하는 건, 너무 스캠 프로젝트의 행보와 닮지 않았는가.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운영자 (https://open.kakao.com/o/ghnA1q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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