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확산 앞서 이탈리아 4세 남아, 11월 이미 코로나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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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에서 의료인들이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에서 의료인들이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공식 보고되기 전인 작년 11월 중순쯤부터 코로나19가 이탈리아에서 확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관영언론 CCTV는 10일 이탈리아 현지 매체 '라 레푸블리카'를 인용해 "밀라노대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초 4살 이탈리아 남아에게서 채취한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인했다"며 "코로나19가 11월 중순 이미 이탈리아에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밀라노에 거주하는 4세 남아는 지난해 11월 21일 기침·발열 등의 증세를 보였다. 11월 30일 호흡 곤란 등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됐고, 홍역 진단을 받았다. 현지 방역 규정이 홍역 환자에게서 채취한 모든 샘플을 저온 상태에서 일정 기간 보관하게 돼 있어, 이 남아의 샘플도 보관됐다.

밀라노대 연구팀은 2019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수집된 샘플 39건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진행했는데, 해당 소년의 목 분비물 샘플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다. 따라서 이 소년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봤다.

또 연구팀은 이 소년은 진단 전후 다른 나라로 출국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해 늦가을쯤 이미 그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INT)는 지난해 9월부터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세계 팬데믹 이전 시점에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됨에 따라, 발원지에 대한 논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라고 보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에서 첫 사례가 나오기 이전 세계 곳곳에 코로나19가 존재했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31일 공식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2월 밀라노 인근 마을에서 처음으로 확진이 확인됐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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