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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만명 소원빌던 그곳…해넘이·해맞이 명소가 썰렁하다

중앙일보

입력

매년 1월 1일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 소망을 다짐하던 ‘해맞이 축제’가 곳곳에서 취소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100명 미만 모임 금지’ 속에 진행되는 해맞이 축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완도군·해남군, 12월31일·1월1일 축제 취소 #타지 관광객 왔다가 코로나19 확산될 우려 #거리두기 1.5단계…100명미만 제한도 발목

완도군 “신년 해맞이 축제 취소”

전남 완도군 완도타워에서 바라본 풍경. 매년 1월 1일 이곳에서 새해 일출을 바라보는 '해맞이 행사'가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완도군 완도타워에서 바라본 풍경. 매년 1월 1일 이곳에서 새해 일출을 바라보는 '해맞이 행사'가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6일 전남 완도군에 따르면 매년 1월 1일 완도타워 일원에서 치러지던 ‘첫 해맞이 축제’를 취소했다. 매년 2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던 인기 축제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완도지역은 지난 8월에 확진자가 2명 발생한 뒤 코로나19가 잠잠한 상황이다. 하지만 타지 관광객이 방문한 뒤 지역 내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완도 인근인 전남과 광주 지역은 최근 군부대 시설인 장성 상무대, 대형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완도군을 포함해 전남 22개 시·군 대다수가 해맞이 축제를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도군 관계자는 “2주 전부터 코로나19 때문에 해맞이 축제를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전남 지자체들 사이에서 관측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축제를 진행해봤자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땅끝 일출명소’ 해남군도 해맞이 취소

매년 1월 1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열리던 '해맞이 축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사진 해남군]

매년 1월 1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열리던 '해맞이 축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사진 해남군]

 전남 해남군도 올해 12월 31일과 내년 1월 1일에 열 예정이던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취소한다. 해남에는 대한민국의 끝과 시작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땅끝마을’ 등이 있어 매년 해넘이·해맞이 축제 때마다 1만5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해남군은 군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수준이지만, 지역 내 전파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축제를 취소했다. 앞서 해남군은 매년 낙조와 일출을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대회, 해넘이 제례, 떡국 나눔 등 행사를 열었다.

 완도군과 해남군 등은 축제 인원 수 제약도 해넘이·해맞이 축제의 걸림돌이라고 본다. 전남지역은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시행돼 축제 등 행사는 10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매년 수천 명 이상 모이던 것과는 달리 축제가 극소수로 진행되면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홍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판단이다.

“그래도 올 텐데…일출 명소 폐쇄도 못 하고”

지난해 1월 1일 전남 완도군 완도타워에서 열렸던 '해맞이 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소원을 담은 풍선을 날리고 있다. [사진 완도군]

지난해 1월 1일 전남 완도군 완도타워에서 열렸던 '해맞이 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소원을 담은 풍선을 날리고 있다. [사진 완도군]

 축제는 취소했지만, 지자체들의 걱정거리는 남아 있다. 완도군과 해남군은 해맞이 축제 취소와 별개로 완도타워와 땅끝마을 등 일출 명소 주변을 중심으로 방역대책 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해맞이 축제는 취소됐지만, 관광객이 전혀 안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출 명소를 아예 폐쇄할 수도 없어서 내년 1월 1일을 전후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될 우려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가축 질병 위기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높인 상황이다.

완도·해남=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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