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국내 접종 일러야 내년 3분기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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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첫 구매 계약을 맺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내 접종 시기와 예방 효과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화이자·존슨앤드존슨과는 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12월 3일자 1·6면〉

국내 코로나 백신 공급 Q&A #계약 늦어 물량공급 시간 걸릴 듯 #국내 위탁생산해도 확보 보장 못해 #미·영 연내 접종 화이자·모더나 #한국 공급 협상은 녹록지 않아

영국 정부는 2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해 이르면 7일 접종을 시작한다. 임상3상 백신 가운데 접종이 이뤄지는 세계 첫 사례다.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코로나19 백신?개발?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개발?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연내 가능한가.
“아니다. 연내는 어렵다. 이 백신은 아직 임상3상이 끝나지 않았다.”
내년 초 접종할 수 있나.
“그 역시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을 바로 공급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식약처 김희성 신속심사과장은 3일 “우선 3상 최종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후 식약처에 백신 사용 승인 신청을 하면 신속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1~2개월 안에 허가가 나올 수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언제 신청할까.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3상 완료 시기를 연내로 잡았다. 만약 내년 1~2월 식약처에 백신 사용 승인 신청을 하면 3~4월에는 국내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바로 맞을 수 있나.
“그렇지 않다. 국내에 백신 물량이 들어와야 하는데, 아스트라제네카가 바로 공급할지는 알 수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급계약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기 때문에 우리한테 백신이 돌아오는 시기가 결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언제 접종할 수 있을까.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최근 ‘일러야 내년 3분기’라고 말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지 않나.
“기업 간 생산 계약일 뿐이다. 한국에서 위탁생산한 걸 우리가 쓰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장점은.
“백신 보관 조건이 2~8도여서 유통·보관이 용이하다. 화이자 백신은 보관 조건이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다.”
단점은.
“화이자·모더나에 비해 예방 효과가 낮다. 화이자·모더나는 임상3상 최종 결과 백신의 유효성이 각각 95%, 94.5%라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간 결과 평균 70%대였다. 다만 최종 결과에서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화이자·존슨앤드존슨과의 구매 양해각서를 썼다는데 그게 뭔가.
“정식 계약 체결 전 일종의 확인 문서다. 구매 약속을 했지만 구매량, 도입 시기 등은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모더나와의 협상 상황은.
“모더나는 화이자와 함께 미국에서 연내 접종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의 협상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백신을 서둘러 맞아야 하나.
“국내 전문가들은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관련,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3일 브리핑에서 “백신은 개발보다 검증에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10년이 1년으로 단축됐다. 당연히 장기간에 걸쳐 검증된 백신보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하루 10만 명 확진자가 나오는 국가와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안전성을 천천히 보면서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민정·이에스더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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