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달의 음식] 현미밥·겉절이로 춘곤증 물리치자

중앙일보

입력

3월은 춘곤증이 밀려오는 달이다.춘곤증은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증.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혈관이 확장돼 말초까지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는데 이때 적응력이 약한 사람은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져 춘곤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봄엔 체력 보강.원기회복을 위해 양질의 단백질 식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과일을 즐겨 먹어야 한다.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봄엔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비량이 3~5배 증가한다"며 "이를 위해 비타민 B1이 풍부한 콩.보리.팥 등 잡곡을 섞어 먹고, 비타민C와 무기질이 많은 산나물.들나물을 먹자"고 권했다.

◇봄엔 비타민 B.C 섭취가 중요

3월엔 현미밥.애탕(봄에 나는 연한 햇쑥으로 만듦)으로 입맛을 돋우고 향긋한 두릅으로 나물을 만들어 먹어보자. 또 생채소로 겉절이를 준비하고 담백한 맛의 굴비 구이를 곁들이면 봄의 미각이 되살아날 것이다.

특히 비타민 B.C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 비타민들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어서 저장되지 않고 배설된다. 따라서 겨울 동안 결핍되기 쉽다.

대부분 수용성 비타민은 가열.조리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므로 생채.샐러드 등 열을 가하지 않는 조리법이 권장된다. 찌거나 볶는 등 물을 적게 쓰는 조리법도 괜찮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교수는 "비타민 B군은 현미.보리.콩.땅콩.돼지고기.우유 등에, 면역기능을 돕는 비타민 C는 풋고추.시금치.피망.토마토 등 채소나 딸기.오렌지 같은 과일에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미밥엔 비타민 B군이 쌀밥의 네 배 이상 들어 있으며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애탕은 초봄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이는 손님상.주안상에도 잘 어울리는 쑥 국이다.

이 국의 주재료인 햇쑥은 살짝 데친 후 곱게 다지고 쇠고기도 곱게 다져 갖은 양념을 한다. 그리고 이 쑥과 고기를 넣어 완자를 빚는다. 이어 완자를 전분에 굴리고 달걀옷을 입힌 후 펄펄 끓는 육수에 하나씩 넣어 뚜껑을 닫고 끓인다.

완자가 떠오르면 그릇에 떠 담고 지단(고명으로 쓰기 위해 달걀을 풀어 번철에 얇게 부친 음식)을 얹으면 국이 완성된다.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애랑 교수는 "쑥.냉이.달래.두릅.봄동 등 봄채소는 유난히 향긋한데 이 성분이 춘곤증을 이기는 약효가 있다"고 풀이했다.

겉절이는 여러 가지 생채소를 양념장으로 버무린 것이다. 쓰는 채소의 종류나 양념장의 맛에 따라, 또한 도토리묵.데친 어패류 등 곁들이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혜련 박사는 "전통 조리법 가운데는 생선을 구울 때 소금으로 간을 하는 소금구이, 양념장을 발라 굽는 간장구이와 양념 고추장 구이가 있다"며 "이중 소금구이가 생선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굴비처럼 미리 소금간을 해 말려둔 것은 조리하기 쉽고 맛이 담백해 다른 음식과 잘 조화된다.

◇생애 주기별 이달의 음식

유년기 어린이에겐 쇠고기와 두부.당근.양파.피망 등 여러 채소를 다져 만든 쇠고기 완자전이 추천됐다. 이들이 단백질.비타민을 더 많이 섭취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소년들에겐 열량.단백질.비타민 B군이 풍부한 돼지고기를 이용해 만든 포크커틀릿이 권장됐다. 이 요리에 곁들이는 채소로는 삶은 감자.시금치 나물이 좋다.

야채샐러드는 맛은 신선하나 나물에 비해 열량이 높고 식이섬유 함량이 적다. 저지방.고단백 식품인 어묵을 이용한 어묵전골이 이달에 성인에게 권하는 음식이다. 이 음식에 쑥갓.미나리 등을 곁들이면 봄의 향기를 살릴 수 있다.

노인들에겐 창포묵에 달걀.미나리.당근.김 등으로 고명을 한 전통요리인 탕평채가 추천됐다. 이는 우리 민족의 기본 색인 오색을 맞춘 음식으로 보기에 맛깔스러울 뿐 아니라 노인들이 쉽게 먹고 소화할 수 있으며 열량도 높지 않아 건강식으로 그만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