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정?…아파트값 상승에 주택가격전망지수 역대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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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조사 시점 때문에 최근 재확산 추세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주택가격 상승세에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는 의미다.

11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11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CCSI는 전달(91.6)보다 6.3포인트 상승한 97.9를 기록했다. 2009년 4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던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이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2003~2019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히 하락했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8월 넉 달 연속 반등했다가 9월 하락했다. 하지만 2차 재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지난달부터 다시 회복하는 흐름이다. 한은 관계자는 “억눌린 경제활동이 재개됐고,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심리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CCSI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지표가 10월보다 나아졌다. 현재생활형편 CSI와 생활형편전망 CSI는 각각 3포인트 올랐다. 현재는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전망은 6개월 후의 상황을 뜻한다. 가계수입전망 CSI와 소비지출전망 CSI는 각각 2포인트, 4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 CSI도 전월보다 비교적 큰 폭(14포인트) 상승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소비자심리지수(CCSI).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이번 조사는 11월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시행(17일)을 하루 앞두고 조사가 끝났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24일부터 2단계 조치가 시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엔 CCSI가 11월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눈길을 끄는 건 주택가격전망 CSI가 지난달보다 8포인트 상승한 130을 기록한 점이다. 2013년 1월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향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가구가 하락할 것으로 응답한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 7~8월 125까지 올랐다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담은 8·4 대책 발표 이후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에도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지속하고, 최근엔 지방의 가격 상승세도 관측된다”며 “전셋값 급등도 영향 미친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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