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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KS 우승 93% 확률 잡았다…김재호 또 결승타

중앙일보

입력

결승타를 치고 환호하는 두산 김재호 [뉴스1]

결승타를 치고 환호하는 두산 김재호 [뉴스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확률 93%를 잡았다. 두산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S 3차전에서 NC에 7-6으로 역전승해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역대 KS에서 1승 1패 뒤 3차전에서 이긴 팀이 우승한 확률은 93.3%(15차례 중 14회)에 달한다.

1차전 패배 후 2·3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확률 역시 87.5%(8차례 중 7회)로 무척 높다. 특히 두산은 1995년(전신 OB 시절), 2001년, 2015년까지 세 차례나 1차전 패배 후 2차전과 3차전을 내리 이겨 우승에 도달한 경험이 있다. 반면 정규시즌 우승팀 NC는 2경기 연속 아쉬운 1점 차 패배를 당해 1승 2패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두산과 NC는 17일 1차전과 18일 2차전에서 각각 1승을 나눠 가졌다. 하루 휴식 후 원점에서 다시 만난 3차전은 시리즈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두 팀의 팽팽한 시소게임으로 진행됐다.

처음엔 홈런으로 장군 멍군을 주고받았다. NC 나성범이 1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사이드암 선발 최원준의 6구째 몸쪽으로 낮게 들어오는 시속 141㎞ 직구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NC 소속으로 KS에서 홈런을 친 선수는 단 3명. 에릭 테임즈(2016년 4차전)와 에런 알테어(2020년 1차전) 그리고 이날의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NC 구단 세 번째이자 토종 타자로는 첫 번째 KS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도 곧 홈런으로 응수했다.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온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NC 선발 마이크 라이트의 몸쪽 직구(시속 145㎞)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2차전 9회 초 솔로포에 이은 연타석 홈런. 페르난데스의 포스트시즌 3호 아치였다. 페르난데스는 KS 역대 8번째이자 포스트시즌 전체 28번째로 연타석 홈런 기록을 남겼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두산은 여세를 몰아 한 점을 더 뽑았다. 김재호의 볼넷과 오재일의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든 뒤 박건우의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1 리드를 잡았다.

이 스코어는 이후 계속된 접전의 서막에 불과했다. NC는 3회 초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권희동과 박민우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나성범의 동점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계속된 2사 3루 양의지 타석에선 3루 주자 박민우가 두산 포수 박세혁의 패스트볼로 역전 득점을 올렸다.

그러자 두산도 3회 말 한꺼번에 3점을 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우중간 3루타로 포문을 연 뒤 최주환이 유격수 내야안타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김재환의 중전 안타와 상대 수비 실책으로 만든 1사 2·3루에선 김재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5-3으로 달아났다.

NC도 멈추지 않았다. 이어진 4회 초 공격에서 똑같이 3점을 얻어 재역전했다. 2사 만루에서 이명기(1타점)와 나성범(2타점)의 연속 적시타가 이어졌다. NC가 다시 한 점 앞섰다.

승부는 5회 말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번트 안타로 출루한 정수빈이 투수의 1루 송구 실책과 김재환의 땅볼로 3루까지 갔다. 2사 후 페르난데스는 유격수 쪽으로 평범한 땅볼을 쳤지만, NC 유격수 노진혁이 공을 뒤로 빠뜨렸다. 정수빈이 홈을 밟으면서 다시 6-6 동점. 이후 양 팀은 불펜을 총동원하며 리드를 내주지 않으려 애썼다.

승리의 여신은 결국 7회 말 두산을 향해 웃었다. NC 네 번째 투수 임정호가 선두 타자 최주환에게 던진 9번째 공이 타자 몸에 맞았다. 대주자로 투입된 오재원은 김재환 타석에서 2루를 훔쳐 임정호의 혼을 빼놓았고, 곧바로 임정호의 폭투가 나와 3루에 안착했다. 김재환까지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자 NC 벤치는 투수를 다시 김진성으로 교체했다.

김진성은 첫 타자 페르난데스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지만, KS 타율 5할로 펄펄 날고 있는 다음 타자 김재호의 기세까지 막진 못했다. 김재호는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쳐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승 타점을 올렸다.

리드를 되찾은 두산은 마무리 투수 이영하 대신 이승진에게 뒷문을 맡겼다. 8회 초 2사 후 등판한 이승진은 9회 초까지 무실점으로 무사히 막고 개인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김재호는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해 KS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데일리 MVP로 뽑히는 기쁨을 맛봤다. 결승타를 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농심 오늘의 깡' 상도 2경기 연속 김재호가 수상했다.

두산이 2승 1패로 앞선 채 시작하는 KS 4차전은 2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김민규, NC는 송명기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김민규는 21세, 송명기는 20세로 포스트시즌 최연소 선발 맞대결 역대 공동 4위(경기일 나이 합 기준)에 해당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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