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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ine] 디지털화폐 전쟁, 금융권이 해야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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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플랫폼이 협력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핀테크를 압도하는 테크핀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우리 금융권에겐 암울한 소식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골드만삭스나 피델리티 같은 해외 대형 금융기관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커스터디 사업을 하거나, 이미 뛰어난 실력을 갖춘 암호화폐 기업들과 협업하는 방식을 쓴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18일 서울 상암 JTBC홀에서 열린 디파인 2020에서 이같이 말했다.

#테크핀 시대, 플랫폼 기업이 앞장선다 

한 애널리스트는 돈에 관해 과거 두 차례의 산업혁명을 통해 얻은 교훈은 신용과 신뢰라고 설명했다. 돈의 가치가 바로 신용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돈의 신용은 강국이 보장해왔다. 현재는 미국이 달러 패권을 잡고 있고, 중국이 이에 도전하지만 아직은 승률이 높지 않은 형국이다. 그는 "미중 간 패권 다툼에서 중국의 최대 약점은 바로 화폐"라며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중국은 디지털화폐(CBDC)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 상태다. 그는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과 함께 디지털 위안의 국제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도 플랫폼 기업이 전면에서 금융업 진출을 감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나 애플과 골드만삭스, 비자카드 간 협업 등이 대표적 사례다. 

#골드만삭스 등 해외 기업 사례 참고해야

국내에선 이러한 시도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도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테크핀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금융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만약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해외 사례를 참고하라고 제안했다. 예컨대, 골드만삭스나 피델리티 등은 IT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당장 시도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권도 커스터디 분야를 시작으로 디지털화폐 시장 진출의 범위를 넓혀갈 전망이다.

#금융권, STOㆍ디파이 관심 급증

STO(증권형토큰발행)는 금융권에서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다. 전세계 자산화나 유동화되지 않은 이른바 '죽은 자산' 규모는 약 9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성장 공간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이를 다룰 만한 기본적 역량은 갖춘 상태여서 STO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STO 분야는 규제 환경이 폐쇄적이다보니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게 한 애널리스트의 관측이다.

올 들어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을 일으킨 ICO는 당초 취지가 퇴색되면서 시장 열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면서 "디파이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긴 하나 내재된 성장 가능성, 금융권과의 결합 등에서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좀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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