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심한 날 뇌경색 사망 늘어

중앙일보

입력

서울지역에서 사망하는 뇌경색 환자 가운데 3~6%는 대기오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하대 홍윤철(洪潤哲.산업의학과)교수팀은 10일 서울대.이화여대.단국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1991년부터 97년까지 아황산가스.이산화질소 등 서울의 대기오염물질의 농도와 뇌경색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졸중의 하나로, 대기오염 물질이 인체 내 혈액의 응고성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대기오염이 뇌경색 사망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순환기학회가 발간하는 '스트로크'(Stroke)지 9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조사에서 오염도 상위 25% 내에 포함될 정도로 오염이 상대적으로 심한 날에는 뇌경색 사망률이 크게 증가해 하위 25% 내로 오염도가 약한 날에 비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조사기간 중 사망한 8천여명의 뇌경색 환자 가운데 최소 2백14~4백28명은 대기오염 때문인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오염이 높아진 날부터 사흘 후까지 계속해 높은 사망률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洪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노인이나 고혈압.고지혈증 환자 등은 대기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학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아황산가스.이산화질소.일산화탄소.오존.먼지 등 다섯가지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날짜별로 순위를 매긴 뒤 그에 해당하는 뇌경색 사망자 수를 비교.분석했다.

洪교수 등은 올해 초 대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뇌줄중 사망자가 4%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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