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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가을… 탈모 비상

중앙일보

입력

가을은 탈모의 계절.

기온.습도가 낮아짐에 따라 여름에 자외선을 심하게 받았던 두피(頭皮)에 각질층이 형성돼 다른 계절보다 머리칼이 더 많이 빠지게 된다.

강북삼성병원이 최근 1년간 머리숱이 적은 남성 27명을 두달 간격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월의 1㎠당 뒤쪽 머리칼수가 1백37개로 다른 달(1백40개)보다 적었다.

정상인은 하루 20~50개의 머리칼이 빠진다.

50개 이상 빠지면 탈모증을 의심해봐야 하고 1백개 이상 빠지면 탈모(대머리)로 진단된다.

중앙대 필동병원 피부과 노병인 교수는 "유전적으로 탈모의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남성호르몬이 작용해 탈모가 된다"며 "머리칼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지면서 앞이마가 M자형으로 넓어지고 두피에 기름이 많이 흐르며 비듬이 많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자신의 면역체계가 자기 모낭을 공격해 파괴하는 원형 탈모증이란 자가면역질환도 있다.

백인에 비해 한국 남성은 상대적으로 탈모 환자가 적다.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한국 남성(조사대상 5천여명)의 14%가 탈모 증상을 보인다. 20~30대 탈모환자는 4% 이하이고 40대부터 환자 비율이 두자릿수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탈모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탈모는 사회생활.인간관계에 불이익을 줄 수 있고 환자 자신에게 우울증.자신감 결여 등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경희대병원이 최근 탈모 남성 1백92명을 조사한 결과 45%는 나이 많은 사람으로 오인받은 경험이 있으며 미혼 환자의 90%는 결혼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남성 탈모 치료법=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탈모는 방치하면 진행속도가 빨라진다"며 "조기발견.치료가 치료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탈모가 확인되면 비듬치료부터 해야 한다. 비듬 때문에 가려워 머리를 심하게 긁으면 머리칼이 더 많이 빠지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쓰이는 탈모치료법은 약물요법. 수많은 '대머리 치료제'가 범람하고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효과.안전성을 보장받은 것은 미녹시딜과 프로페시아뿐이다.

미녹시딜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머리에 바르는 약이다. 비용은 월 2만원 내외로 가장 값싼 탈모 치료법이다. 그러나 바르고 난 뒤에 기름기가 번들거리고 머리가 달라붙는 등 미용상의 문제가 따른다. 또 일부 환자에게 피부염과 솜털이 굵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프로페시아는 MSD가 개발한 최초의 먹는 탈모치료제다. 흔히 비만치료제 '제니칼',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함께 남성의 '3대 해피메이커'로 통한다.

초기 탈모 환자는 90%가 이 약 복용 후 탈모가 멈추고 이들 중 65%는 머리칼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는 임상조사 결과가 있다. 하루 한알씩 먹게 돼있는데 약값은 월 6만원 정도.

복용자 1백명 중 2명 가량은 성욕 감퇴.발기력 저하.여성형 유방 등 부작용이 생기지만 약을 끊으면 부작용이 없어진다. 두 약 모두 평생 계속 바르거나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흠이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유재학 교수는 "약물치료는 모낭이 살아있어야 가능하다"며 "모낭이 죽었으면 모발이식술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모발이식술은 증세가 심하거나 나이가 많은 탈모환자에게 확실한 치료법이나 비용이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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