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가 사이버 중독현상을 보인다면?

중앙일보

입력

'아바타'란 사이버 세계에 만든 자신의 분신. 가상의 인물 캐릭터이지만 옷이나 액세서리를 사서 치장할 수도 있고 친구들끼리 선물로 주고받기도 한다.

여기에 드는 돈은 사이버 머니로 결제한다. 사이버 머니라고는 하지만 휴대전화나 전화로 결제해야 아바타나 치장품을 살 수 있다.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아바타가 유행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아바타 물품 구입을 위한 돈을 결제해 달라는 아이들의 요구 때문이다.

주부 김은주(37.경기도 분당구 서현동)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이 아바타를 위한 물품을 사기 위해 돈을 달라고해 당황했다.

"아바타는 인터넷에만 있을 뿐 현실과 상관없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아들은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친구들에게 선물해야 한다. 휴대전화 결제를 해달라"고 졸랐다.

김씨가 휴대전화 결제를 안해주자 아들은 공짜 사이버 머니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복권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바타 때문에 아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평소 3만원 정도 나오던 전화세가 20만원이나 청구된 요금 고지서에 놀란 김철현(서울 강동구 암사동.45)씨. 알고 보니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아이가 아바타 물품 결제와 게임을 하느라 쓴 돈이었다.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한 휴대전화 결제 대신 집 전화번호로 결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아바타 현상에 대해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적당한 간섭과 관리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아바타에 빠진 자녀를 지도하는 요령이다.

◇무조건 금지하는 건 안된다

인터넷피해 청소년 지원센터의 임연정 간사는 "아이들에게 아바타는 현실 세계와 동일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임간사는 한 여중생이 1만2천원의 사이버 머니를 얻기 위해 원조 교제를 시작한 예를 들며 "간절히 갖고 싶어하는 것을 막으면 탈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부모도 알아야 한다

자녀들이 자주 가는 인터넷 사이트나 기본적인 이용법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가 아이들의 문화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질 수 있고 자녀들이 엇나갈 위험도 낮아진다.

사이버중독정보센터 김은성씨는 "일탈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선 대화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자

조건을 제시하고 이 조건 안에서만 아바타 이용을 허락하는 것도 좋다.

이경희(39.여.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아바타를 아이들의 학습과 연결시켜 효과를 보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이 학습지 하나를 풀 때마다 일정액을 결제해 주는 방식이다.

이씨는 딸이 "내 아바타는 너무 가난해서 친구들한테 창피하다"며 울먹이는 바람에 무조건 금지하기로 했던 원칙을 바꾼 경우다. 이씨는 "아이가 훨씬 즐겁게 공부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한다.

◇중독현상이 보이면 전문기관 상담을

사이버 중독은 정상적인 생활을 망치는 심각한 정신 질환이다.

자녀가 사이버 중독이라고 생각되면 사이버 중독 치료전문기관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피해 청소년 지원 센터에서는 올해 다섯차례에 걸쳐 교사.학부모를 위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또 정보통신윤리위원회.한국정보문화센터.고려대 인터넷 온라인 상담센터.호연심리상담센터.YMCA 인터넷 중독 상담실에서는 인터넷 및 상담실에서 사이버 중독에 관한 상담을 받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