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 건강상품, 실효성 의문

중앙일보

입력

최근 미국내 일부 소비자들이 개인 체질에 맞춘 유전자 분석 건강상품을 선호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검사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결과의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1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진링크를 포함한 민간기업들이 유전자 분석 정보를 상품화, 우편주문을 받는 등 마케팅이 활발하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뉴저지에 위치한 진링크와 영국 사이오나사(社) 등은 해당 전문가들을 무시한 채 질병 진단 뿐 아니라 약물 치료, 비타민제, 심지어 고객의 유전자에 가장 잘 맞는 스킨크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검사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검사비용은 상품별로 차별화, 수 백달러에서 수 천달러까지 다양하다.

진링크의 경우 고객들에게 비타민 정보를, 영국계 사이오나는 DNA구조에 기초한 '맞춤' 영양제를 판매하고 있으며, 샌 앤토니오의 헬스체크 USA는 청동색 피부, 간경변, 심한 당뇨증세를 유발하는 유전적 혈액색소 침착증 유무검사를 우편주문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유전자혁명을 통해 사람마다 독특한 유전자 구성에 따라 맞춤식으로 설계된 건강 및 영양 관리와 함께 '차별화된 약물투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질병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유전자 연구에 현혹된 소비자들이 상술에 말려들 것을 우려하고 있고 검사 자체가 불필요하고 결과 자체도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체내 신진대사와 일반적인 건강체크를 위한 유전자 검사는 심지어 의사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새로운 방편으로 유전자 검사를 선호하고 있다.

신문은 비아그라와 기타 처방약도 인터넷상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일부 유전자정보업체들은 고객들에게 소매를 걷어올려 스스로 혈액을 채취, 콜레스테롤 수준에서 난소암 징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검사를 상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NIH) 벤저민 윌폰드 박사는 '유전자 검사가 이익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신 방사선 촬영은 있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작은 혹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며 '쓸 데 없는 근심거리를 사서 만드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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