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폭격기 비예나 23득점, 대한항공 2연승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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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스페인 폭격기' 안드레스 비예나(27)가 완전히 살아났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비예나의 활약을 앞세워 2연승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5-19, 25-23)으로 이겼다. 2연승한 대한항공은 4승 2패(승점12)가 됐다. 한국전력은 6전 전패(승점2)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지난 8월 컵대회 결승전 패배도 설욕했다.

비예나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3점(공격성공률 50.00%)을 올렸고, 정지석이 12점(공격성공률 50.00%)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러셀(공격성공률 41.02%)이 21점, 박철우가 19점(공격성공률 53.12%)을 올렸으나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1세트는 팽팽했다. 대한항공이 초반 비예나를 앞세워 달아났지만 한국전력도 박철우와 러셀 쌍포가 터지면 반격했다. 한국전력은 22-22에서 러셀의 서브 에이스가 나오면서 역전까지 성공했다. 24-24 듀스에서도 박철우가 어려운 공격을 성공시켜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저력이 막판에 나타났다. 박철우의 서브 범실 이후, 정지석이 러셀의 백어택을 가로막아 26-25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엔 비예나의 공격득점이 터졌다. 비예나는 1세트에서만 10점을 올렸다.

2세트에선 초반부터 대한항공이 앞서갔다. 대한항공은 비예나를 앞세워 조금씩 점수 차를 벌렸다. 한국전력은 리시브가 흔들리자 결국 세트 중반 임성진을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하지만 결국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3세트에서는 한국전력이 중반까지 앞서갔으나 끝내 대한항공이 역전에 성공했고, 셧아웃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예나(1m94㎝)는 단신이지만 탁월한 점프력이 장기다. 올시즌 유로 예선에 출전하느라 뒤늦게 합류했다. 몸 상태를 개막에 완벽하게 맞춰 만들지 못했다. 그는 "확실히 작년과 다르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스페인에서도, 한국에서도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아직도 몸을 올리고 있다. 경기 일정이 붙어 있어 쉽지 않은데, 웨이트 트레이닝 등 노력을 하고 있다. 하루가 지날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도 비예나의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예나는 "감독님이 몸이 100%가 아닌걸 알고 있다. '그래도 팀에 도움이 되고, 의욕적으로 파이팅해라. 그러면 너도 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비예나의 강점은 강력한 서브다. 지난해엔 세트당 0.559개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0.250개로 절반 수준이다. 비예나는 "점프가 안 되기 때문에 토스를 하고 나서 힘있게 때리지 못하고 있어 힘들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이날 경기장엔 팬들이 찾아왔다. 비예나는 "확실히 팬들이 계실 때랑 아닐 때 분위기가 다르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 코트 안에서 더 파이팅이 되요. 응원해주시는 것도 느끼고. 코로나가 더 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더 많은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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